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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유준 Feb 08. 2017

내 카메라는 뭘 찍을 수 있지?

DSLR이 도대체 뭐야?

요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모든 분들이 카메라 하나쯤은 휴대하고 다닙니다.


카메라의 성능 차이는 있겠지만 휴대폰 하나쯤은 누구나 갖고 다니니까...


꽤 많은 분들이 DSLR이라는 고급 카메라를 구매하고 싶어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쉽사리 결정을 못하기도 합니다.

부담스러운 가격, 부담스러운 사용법,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 등


여기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당신은 왜 DSLR을 사고 싶어 하는가?'


이전 포스팅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DSLR의 구매 혹은 기종에 관한 상담은 가급적 회피하는 편입니다.

100만 원을 호가하는 비싼 기계 사놓고 활용하지 않는 분들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죠.


어떤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일단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카메라의 종류부터 생각해보죠.


1. 전 국민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다니는 '폰카'가 있습니다.

2.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디카'가 있습니다.

3. 꽤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미러리스'가 있습니다.

4.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DSLR'을 보유하고 있으며

5. 오히려 DSLR보다 '하이엔드'가 점유율이 더 낮습니다.


물론 이 이외에도 카메라의 종류는 많이 있습니다만,

일반 대중들이 접할 기회도, 이유도 없는 카메라들이니 패스합니다.


그럼 저것들이 뭔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야 카메라를 고르거나 말거나 하겠죠?



설명은 DSLR부터 시작됩니다.


DSLR의 기본구조 (sherlockkims님의 네이버블로그 발췌)

DSLR은 (Digital Single Lens Reflex)의 줄임말입니다.

한글로 표현하면 '디지털 일안 반사식'이 되겠고요.

풀어 이야기하면 '렌즈 한 개를 꽂아 쓰는, 반사경이 달린 방식' 정도가 되겠군요.

그렇다면 SLR은 디지털이 아닌 방식이 되겠고요.


벌써 어렵죠?


이 이름은 사실 DSLR의 구조를 한방에 설명하는 문장입니다.

근데 카메라를 고르면서 구조까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냐고요?


네! 있습니다.

한두 푼짜리 물건 사는 게 아니니까 좀 알아보고 사는 게 좋겠지요.


말 그대로입니다.

바디에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방식이며, 한 개의 렌즈를 사용하는 카메라죠.


그런데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미러리스 카메라'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러리스는 DSLR이라고 부르지 않고 '미러리스'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이름에 답이 있죠.

'거울이 없다'입니다.


미러리스의 기본구조 (sherlockkims님의 네이버블로그 발췌)

DSLR의 구조와 다른 점이 바로 저것입니다.

반사 미러가 없고, 이미지의 상하(上下)를 뒤집어주는 역할을 하는 펜타프리즘도 필요가 없죠.

분명 렌즈 교환식 카메라이지만 거울과 펜타프리즘이 없기 때문에 '미러리스'라고 불리는 겁니다.


이제 두 카메라의 차이점을 알았으니 나머지 애들도 살펴볼까요?


폰카는 말 그대로 휴대폰에 부가적으로 달려있는 카메라 기능입니다.

더 설명이 필요 없죠?


디카는 이제 그냥 한마디로 설명이 되겠네요.

'렌즈 교환 불가능'


그럼 도대체 '하이엔드'는 뭐냐?


하이엔드는 엄밀하게 말하면 그냥 '디카'입니다.

렌즈 교환도 못하는 아이예요.


근데 겁나 비쌉니다.

검색창에 '하이엔드 카메라' 검색해보시면 입 떡 벌어지는 카메라들이 쏟아집니다.


쉽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디카의 끝판왕'입니다.


렌즈를 교환하지 못하는 디지털카메라이지만 굉장한 성능을 내세워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다섯 가지 카메라 종류에 대한 설명은 끝났습니다.




그럼 이제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을 생각해보죠.

딱! 두 가지만 생각해보면 답 나옵니다.



1. 나는 카메라를 왜 사려 하는가?


카메라를 구매하는 목적은 정말 다양합니다.


 * 여행을 가는데 폰카로는 뭔가 부족하다.

 *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카메라가 없다.

 * 사진을 배우고 싶다.

 * 그냥 뽀대 나잖아.


어떤 이유에서건 카메라를 사야 할 이유가 있으니 고민이 시작되겠죠.



2. 경제적인 능력


이거 은근히 중요합니다.

가진돈은 100만 원인데 벤츠를 사려고 빚을 질 수는 없잖아요.

본인의 능력에 맞게 구매해야 합니다.

빚으로 카메라 샀다가 중고로 눈물 흘리며 처분하는 경우 숱하게 많이 봐왔거든요.

카메라를 사서 잘 활용하면 중고로 판매를 안 하게 되겠지만

한 번의 지름신 강림으로 큰돈 썼다가 장롱에 처박혀 있는 카메라 보면 울컥울컥 합니다.




경제적인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


나 기왕 사는 거 뽀내나게 'DSLR' 지를 거야.

요즘 보니까 DSLR도 싸게 잘 나오더구먼~ 렌즈 포함해서 60 정도면 쓸만한 거 사던데?

이번 달 월급 받으면 60 정도 여유 있으니까 질러야지~~ 룰루랄라~~


천만의 말씀!


DSLR에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돈은 생각 안 해보셨죠?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돈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이 글을 카메라 제조사들이 싫어합니다...)


1. 카메라 가방

바디+렌즈 비싸게 주고 사서 가방에 대충 쑤셔놓고 다니실 건가요?

가방 안에서 렌즈 캡 열리기라도 하면 렌즈 앞면 아작 납니다.

어딘가에 가방이 부딪쳐 마운트가 풀리기라도 한다면 무서운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2. 메모리카드

사진을 참 열심히 찍었는데 메모리가 맛탱이 가버려서 눈물 흘리고 싶진 않으시죠?

대충 싸구려 메모리카드 샀다가 해외여행이라도 다녀왔는데 사진이 몽땅 날아가버려서

메모리 복구해주는 업체에 약 20만 원이라는 돈을 써서 복구하는 불상사...


카메라에는 카메라에 맞는 메모리카드를 써야 합니다.

카메라의 성능이나 용량에 따라 메모리카드도 천차만별이지만

적어도 안정성과 용량과 속도를 고려해서 사야 합니다.

DSLR에 사용되는 메모리카드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렇지만, 메모리 복구 비용보다는 싸겠죠?


3. 렌즈, 렌즈, 렌즈...

처음 구매하는 번들 렌즈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무슨 물건이던지 싼 아이들은 싼 이유가 있잖아요.

사진에 재미를 붙이게 되면 렌즈를 사야 할 이유가 생기고

내가 가진 바디는, 렌즈로는 부족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렌즈를 추가하게 됩니다.

근데 문제는...

바디보다 렌즈가 훨씬, 엄청, 무지하게, 굉장히 비싸다는 거죠.


'나는 렌즈 하나로 그냥 쓸래' 하는 분들.

DSLR을 왜 사셨나요?

왜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사셨죠?


그렇게 렌즈를 하나, 둘씩 늘려가다 보면

가방에 렌즈가 다 안 들어갑니다.

그럼 가방을 또 사게 됩니다.


렌즈를 늘려가면서 사진 실력도 향상되기 시작한다면

이제 카메라 바디도 바꿀 날이 옵니다.

그럼 바디를 또 삽니다.


바디를 바꿨더니 메모리 카드가 호환되지 않습니다.

그럼 메모리 카드를 또 삽니다.


이 사진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뭐, 이 정도 고민 다 했고

그래도 난 DSLR을 사야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


* 짬짬이 시간 내서라도,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매뉴얼을 독파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DSLR의 작동법, 기능 모두 그 안에 다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 궁금해 미쳐버리는 일이 생기도록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아예 모르면 궁금한 것도 없죠. 공부할수록 궁금한 것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궁금증 해소해 나가는 것이 내공이 됩니다.


* 렌즈나 바디를 함부로 지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왜 이 렌즈를 사야 하는지, 이 렌즈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충분히 고민하세요.


* 장롱에 모셔둘 거면 폰카 쓰세요.

생각보다 큽니다.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생각보다 거추장스럽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 뽀대나 간지를 생각하는 거라면 그 돈으로 명품시계나 명품백을 사세요.

카메라로 뽀내 낸다고 '오오 간지 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핫셀블라드 정도 들고 다니면 간지 뽀대 작살나겠지만, 핫셀블라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이야기의 방향이 좀 틀어진 것 같습니다만

여러분이 카메라를 살 때 조금 더 신중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도 중고나라에는 '카메라, 렌즈 팝니다'라는 글이 실시간으로 좍좍 올라오고 있을 것이고

들고 다니는 카메라보다는 집구석 어딘가에 쭈그려 있을 카메라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죠.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카메라 역시 누군가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그냥 플라스틱+쇠 덩어리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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