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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욘 Apr 25. 2021

미완성 인간

생일이 다가오면 우울해지곤 한다. 연말이면 '올해도 이렇게  하나 제대로 이뤄놓은  없이 흘러가는구나' 하고 센치해지는 것처럼. 매년 1 1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김수연으로 다시 태어나겠다 다짐해보지만 정신 차려보면 얼레벌레 4개월이 훌쩍 지나있다. 그러다 5  생일 즈음에 '다시 태어나려면 생일에 다시 태어나야지' 하며     김수연을 꿈꾼다. 물론 달라지는  없다.

나는 나를 가장 좋아하지만 동시에 가장 혐오한다. 마음속으로는  번이나 다시 태어났지만, 아마 나는 이번 생일에도 여전히 같은 나일 것이고 어김없이 나를 미워할 것이다. 숫자에 별별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니,  30살이 되는 올해 생일은 특히나  정도가 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어딘가 고장   같은 기분이 든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래 왔고, 그래서  불안하다. 자기 연민에 중독돼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불안하고 나약하고 가엾은  코스프레에 빠져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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