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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Mar 08. 2018

<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과 대망


사실 난 일본 소설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이름도 읽기 어렵고, 지명도 읽기 어려워서 웬만하면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는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일본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물론 어려운 일본 지명도 나오고, 어려운 일본 이름도 나오지만, 그 어려움을 능가하는 몰입감이 존재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로부터 받은 땅, 에도를 최고의 성으로 만들기 위한 장인들의 노력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도쿄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책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담은 책이라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특히 에도가 현재 도쿄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엔 한 나라의 수도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흥분되기까지 했다. 


이 책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바로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과 대망이다. 에도라는 도시를 세우기 위해, 엄청난 공사가 진행되었다. 그 공사는 강줄기를 바꾸는 어마어마한 일도 포함되어있기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공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사에 투입된 장인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공사를 꾸준히 한 결과 에도를 가장 발전된 도시로 만들었다. 공사의 성과가 바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많은 장인들은 공사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명예도 얻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대업은 그다음 세대에서 완성됐다.


울지 않는 새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

섣불리 나서서 화를 입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때를 기다리며 머리를 숙이며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히 하고 있다가 딱 맞는 기회가 생기면 그때 나서서 명예와 승리를 쟁취하는 것. 이런 태도는 이 책을 읽을 독자들도 배울 가치가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일의 성과가 눈 앞에 바로바로 안 드러난다는 이유로 화를 내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때론 그냥 포기하기도 한다. 물론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안 드러나니까 답답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섣불리 나서서 화를 내거나 답답해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맡은 일을 성실히 하다 보면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물은 100 ºC가 아니면 끓지 않는다. 99 ºC와 30 ºC는 겉보기엔 똑같다. 99 ºC인데 끓지 않는다고 포기해버리면 얼마나 아까운가. 어쩌면 당신도 지금 99 ºC 일 수도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끓을 수 있다는 말이다. 비록 지금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포기하지 말자. 일류와 이류를 가르는 순간은 바로 포기의 기로 앞에 서 있을 때이다. 그때 한 번 더 시도하는 사람이 일류다. 에도 시대 장인들이 그래서 일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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