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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Jul 24. 2018

<네코노히>

화내지 말기. 시무룩해지기.

페이스북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시무룩 고양이. 뭘 해도 잘 안 되는 고양이의 진짜 이름은 네코노히였다. 항상 똑같은 표정으로 슬픈 건지, 즐거운 건지 알 수 없는 네코노히의 귀여움은 네코노히의 통통한 뱃살만큼이나 책 속에 가득 차 있던 것 같다. 


<네코노히>는 4컷 만화들로 구성되어 있다. 

3컷 까지는 네코노히의 들뜨거나,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컷에서는 반전을 주는 식이다. 보통 세 번째 컷에서 네코노히가 멍청하지만 귀여운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시무룩해진 모습보다도 그 부분이 킬링 포인트다. 너무 바보 같아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우리가 실수하는 모습도 저렇게 귀엽게 보일 수 있을까? 맨날 혼난 거 생각하니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저렇게 귀엽게 시무룩해있기보단 우린 화를 내고, 짜증을 내니까. 


그래도 네코노히가 늘 실수를 저지르고, 실패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성공을 하기도 하는데, 그 가끔 오는 성공의 기쁨은 네코노히에겐 소중해 보인다. 


화내지 말기. 그냥 시무룩해지기

모든 게 우리 마음먹은 대로 세상이 쉽게 돌아가진 않는다. 그런 와중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겐 너무나도 각박하다. 저지른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자책한다. 오히려 남에겐 관대하다. 남이 저지른 실수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지만 내가 저지른 실수는 '난 왜 이 모양이지' 한다. 그냥 나 자신에게도 관대해져 보는 건 어떨까. 화내지 말고, 욕하지 말고, 네코노히처럼 그냥 잠시 시무룩해지자. 오늘은 실수했지만, 분명 다음엔 실수하지 않을 테니까. 그때 가면 내가 저질렀던 실수가 우스워 보일 테니까. 


화내지 말기. 그냥 시무룩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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