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하철을 좋아하는 이유
버스보단 지하철.
어렸을 때부터 버스 특유의 인공적인 가죽 좌석 냄새를 맡으면 늘 멀미를 했다.
그래서 버스를 타면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40분 동안 지하철을 타고 간다.
지하철의 1호차는 늘 자리가 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은 예외지만.
카페나 도서관보다도 지하철에서 읽는 책이 유독 집중이 잘 된다.
쿠쿵쿠쿵
적절하게 반복되는 지하철의 백색 소음.
특히 뚝섬역과 한양대역을 잇는 2호선을 사랑한다.
커다란 지하철 창문 너머로 보이는 작은 강. 그리고 그 위를 비추는 맑은 하늘.
창문에 기대어 있으면 기분 좋게 따뜻해지는 어깨.
지하철의 창문이 유독 큰 이유는 이 1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에
우리 모두를 가득 채울 햇살을 담기 위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