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쾀 Jun 14. 2020

검은 흔적

더 달콤해진다는 것은

아침에 7시에 일어나서 토익 학원을 간다.

월화수목금토일.

아직 해가 채 뜨지 않아 어두운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내 한 손에는 바나나.

잠이 깨지 않아 배는 고프지 않지만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열기 위한 적당한 달콤함.  

검은 반점이 군데군데 생긴 바나나. 어렸을 땐 썩은 줄 

알고 엄마한테 안 먹는다고 투정 부렸었지.

하지만 이젠 알고 있다. 필요한 시간이 새긴 바나나 위의 작은 흔적들은 바나나가 간직한 달콤함을 나타낸다고.


어두워보이기만 했던 내 뒤로 남겨진 발자국이 

달달해지는 느낌.

달달한 생각. 달달한 아침.


매거진의 이전글 뚝섬과 한양대 사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