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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Feb 21. 2017

《완벽한 공부법》, 정말 '완벽'한가?

이 책, 나만 별로였나? 

고영성, 신영준 저 《완벽한 공부법》은 현재 대부분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도무지 내려올 생각을 안 하고 있다. 공부를 좋아하는 나이기도 하고, 또 학창 시절을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에서 보낸 만큼 공부에 대해서는 나름 잘 안다고 생각하는 나이기도 하다. 남들 다 읽고 극찬하는 《완벽한 공부법》. 뭐 때문에 그렇게 극찬하는지 순전히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공부법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맞는 공부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공부법의 '정석'인 것처럼 제목이 지어졌고, 이게 나름 도발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일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완벽한 공부법》은 내 기대 이하의 책이었다. 남들이 다 좋은 책이라는데 왜 넌 별로라는 거냐 하고 무작정 태클부터 안 걸었으면 좋겠다. 나도 좋게 읽은 책은 좋다고 하고 남들에게 추천을 해주기도 하는 사람이니까. 난 《완벽한 공부법》가 '별로'였던 이유를 크게 2가지 측면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나와 같이 이 책에 별로 공감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별로'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 믿고 용기를 내서 써보고자 한다.


결국은 '뻔한' 이야기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을 요약하자면, '너 자신을 믿어라', '너의 한계를 파악하고 맞춤 공부를 해라', '기억은 타고난 게 아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정도이다. 읽어보니까 어떤가.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을 해보던지, 그냥 학교에 가서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해봐도 알 수 있는 '뻔한' 동기부여용 멘트들이다. 이 책이 주된 노력을 기울인 점은, 그런 평범한 멘트들에 맞는 연구 자료들이랑 사례들을 상당히 많이 수록했다는 것이다. 사실 난 이런 연구결과만으로 이 책을 100% 신뢰를 할 수가 없다. 몇 가지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마치 '연구 결과가 있으니 우리말이 맞다'라고 하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었다. 실제로 뇌의 발전 분야 연구만 따져봐도, 뇌가 성인이 되어서도 발전을 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해 엇갈린 주장들이 학계에 존재한다. 


과연 우리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같은 뻔한 이야기를 정말 몰라서 안 하는 것일까. 노력을 해도 안 되고, 진짜 죽을 만큼 노력을 해도 성과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은, 동기부여를 주려고 노력하는 것보단 일종의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너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심어주려는 목적에 동기부여를 상실하고 낙담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위로의 한 마디'를 잊은듯하다. 


또한 고등학생에게 내적 동기를 찾아서 공부하라는 말은 막말로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어떤 고등학생이 공부를 하면서 '이 공부를 통해 내가 한층 더 성장할 거야'라고 생각하겠는가. 결국 다 대학 간판을 따기 위해 공부한 것이다.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것은 대학 간판의 유용함, 필요성의 강조일 것이다. 고등학생들에게 그런 식의 공부를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고 싶다. 


불필요한 내용의 수록

이 책을 읽다 보면 '외로움이 멍청하게 만든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완벽한 공부법》이 제시하는 해결방안은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그런 '멍청함'을 방지하자는 것인데, 주로 공부법에 대한 내용보다는 인간관계 형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에 치중한다. 인간관계 책이 아닌, 공부법 책인데, 인간관계를 통해 행복을 찾는 내용은 서은국 교수의《행복의 기원》 을 읽는 것 같았다. 애초부터 외로움을 해소하는 방법이 굳이 인간관계를 통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는 운동을 통해, 누구는 독서를 통해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외로움이 사람을 멍청하게 만든다면 굳이 인간관계에 그 내용을 집중시킬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영어 공부에 대한 내용은 더더욱 불필요했다. 내 지나친 기대였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완벽한 공부법》이 전반적인 공부법에 대해 다룰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영어 공부가 요즘 중요하다고 하지만 5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영어 공부에 대해 서술한 부분은 정말 불필요했다고 믿는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나에게 《완벽한 공부법》은 뻔한 내용에다가 불필요한 내용을 수록한 책이었던 것이다. 500페이지 넘을 이유가 없는 책이었다. 이렇게 보니까 아주 끔찍한 책처럼 보이는데, 이건 언제까지나 내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난 대치동에서 3년 이상을 보냈고,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치여 살다 보니까 온갖 공부에 관한 명언, 조언들을 질리도록 들었다. 그런 나에게 《완벽한 공부법》은 그저 그런 물릴 대로 물린 말들의 복습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책의 성공의 요인에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효과가 크지 않았나 싶다.. 학창 시절이나 평소에 공부에 관심이 있었고, 잘 해왔던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 책이다. 당신에겐 뻔한 이야기에 불과할 테니. 하지만 공부에 대해 잘 모르고,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말로 심각하게 '비판적인'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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