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의 불협화음이 선물하는 감정의 이중주
(<PAPER> 2019년 겨울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취재 원고입니다.)
: 결혼과 이혼의 불협화음이 선물하는 감정의 이중주
올해 부산영화제 관람 경험 중 가장 즐거운 영화적 체험이었다. 137분 동안 정신없이 몰입해서 영화를 봤다. 노아 바움백은 <결혼 이야기>로 자신이 우디 앨런의 적자임을 선언했다. 이견이 없다. 다만, 조금 덜 냉소적이고 약간의 인간적 온기가 도는 우디 앨런이랄까? 결혼을 소재로 한 영화에 관한 한 노아 바움백은 <장미의 전쟁>의 경계를 뛰어넘었고, 잉마르 베르히만의 냉철한 우아와 우디 앨런의 건조한 냉소를 이종교배하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도 놀라웠지만, 아담 드라이버는 이 영화를 통해 만개했다. 관객들은 웃고, 울고, 마음 아파하며 영화에 몰입했다. 인물들의 감정이 완전 연소된 이야기의 끝에서 다시 짙고 긴 여운을 만나는 일은 신비로웠다. 결혼의 과정을 지켜보는 내내 결혼은 '영원한 순간'과 같은 형용모순의 결정체라는 아이러니를 절감했다. 이혼이 '진정한 합의에 이르는 불협화음의 과정'이라는 깨달음을 역설적으로 통감한 시간이기도 했다. 이 영화의 제목은 <이혼 이야기>여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결점투성이의 그 불완전함 때문에 여전히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이라는 통찰에 이르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훌륭한 미덕이다. 언제나 나사 하나가 빠진 듯했던 <넷플릭스> 제작 영화의 놀라운 성취.
by 타자 치는 스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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