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과 용서, 소통과 변화에 대한 아름다운 고해성사
(<PAPER> 2019년 겨울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취재 원고입니다.)
: 관용과 용서, 소통과 변화에 대한 아름다운 고해성사
'아름답지만 비어 있'는 바티칸의 공허 속에서 환타를 마시며 혼밥을 하는 외로운 노인이 있다. 지구 반대편, 탱고와 축구를 사랑하며 아바의 <댄싱 퀸>을 휘파람으로 부는 추기경이 있다. 영화 <두 교황>은 성직자들의 종교적 소명과 욕망이 맞부딪치는 바티칸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권력 이양의 과정을 다룬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장인의 솜씨로 신념, 성격, 취향 등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완벽하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상처를 서로에게 꺼내 보이면서 관용과 용서, 소통과 변화의 합을 이루어 나가는 여정을 경쾌하게 묘사한다. 안소니 홉킨스와 조나단 프라이스, 두 명배우의 연기 대결은 소용돌이치는 감정의 여울을 건너며 하나의 몸짓으로 조화를 이루어가는 탱고의 격렬한 춤사위를 닮았다. 앤서니 매가튼의 각본은 성(聖)과 속(俗)의 겉과 속을 아우르며, 각자의 방식으로 신의 부름에 응답하는 두 성직자의 신념이 진검 승부를 펼치는 과정을 탱고처럼 리드미컬하게 보여준다. 각본, 연출, 연기가 삼위일체의 조화를 이루면서, '신의 목소리'를 따라 자신에게 부여된 소명의 길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인간적'인 여정은 신의 섭리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믿음의 세계 저 너머까지 우리를 데리고 간다.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라인업을 통해 <두 교황>을 만난 시간은 작은 축복이었다.
by 타자 치는 스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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