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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드김 Dec 08. 2019

Aducanumab, 알츠하이머 신약의 미래는?

'실패'라고 선언되었던 신약은 다시 비상할 수 있을 것인가.

From FierceBiotech



2019년 10월 22일, 알츠하이머 연구자들은 미국의 제약회사중 하나인 바이오젠(Biogen)에서 발표한 뉴스로 인해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그들이 지난 3월, 임상 3상 단계에서 효과가 없다고 연구개발을 멈춘 알츠하이머 신약, 아두카누맙 (Aducanumab)을 미 FDA에 승인 신청을 하겠다는 것인데요.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자신들이 효과 없다고 선언한 약을 이제와서 효과 있다고 얘기하며 FDA에 승인 신청 할 것 이라니.



바이오젠에 따르면 아두카누맙을 '실패'라고 선언한 이후, 데이터를 추가하여 임상결과를 다시 분석해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High-Dose (많은 양)의 아두카누맙을 투약받은 환자들에게서 유의미하게 뇌에 존재하는 플라크(plaque)의 크기가 줄어들고, 인지력이 대조군에 비해 덜 줄어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알츠하이머에 대해, 그리고 아두카누맙의 원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원인 중 하나로서 (60~80%의 치매), 기억력과 인지능력의 감소를 일으킵니다. 

알츠하이머의 주 원인은 신경세포안에 생긴 플라크(plaque)와 탱글(tangle)로 알려져 있습니다. 


# 플라크의 경우 베타-아밀로이드 (beta-amyloid)라는 단백질 조각들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것이고, 탱글은 타우(tau)라는 단백질이 꼬이고 뭉쳐져서 만들어진 형태입니다.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연구자들은 이 플라크와 탱글이 신경세포가 잘 작동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서는 신경세포의 파괴에 관여한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약 58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로 인해 고통받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알츠하이머 환자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젠도 그들 중 하나인데요, 이들이 제안했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바로 아두카누맙 입니다.




아두카누맙은 인지능력이 정상인 노인 기증자들에게서 제공받은 항체 (IgG1)을 기반으로 개발한 면역치료제 입니다. 


항체는 보통의 경우, 우리 몸에 속하지 않는 외부의 것들을 인식해서 면역시스템이 이것들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데요, 아두카누맙의 경우 알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인식해서 면역체계가 이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바이오젠은 임상 1상, 2상 결과에서 많은 양의 아두카누맙을 투약받은 환자들의 뇌에 존재하는 아밀로이드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부작용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약 1/3에 해당되는 투약받은 환자들이 두통과 혼란(confusion)을 겪었다고 합니다. 





2014년 12월, 바이오젠은 임상 3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15년 8월, 임상 3상은 두개의 독립된 환자군, 인게이지(ENGAGE study group)와 이머지(EMERGE study group)으로 시작했습니다. 


(각 그룹에 1,350명의 아밀로이드 PET scan에서 알츠하이머가 확진된 환자들이 포함되었고, ENGAGE 그룹의 경우는 북미, 유럽, 호주, 아시아에 위치한 150개의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모았고, EMERGE 그룹은 북미와 유럽에 위치한 또다른 131개의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모았습니다.)



18개월간 환자들은 매달 정맥주사를 통해서 아두카누맙을 투약받았고, 인식+기능적인 측면들이 측정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돌연 지난 3월 21일, 바이오젠과 협력사인 아이사이(Eisai)는 진행중인 임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간 분석 결과, 아두카누맙이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효과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Predicted EMERGE and ENGAGE would miss their primary endpoints). 이 소식에 많은 연구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알츠하이머 치료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신약이었는데..



2019년 10월 22일, 바이오젠은 그들의 중간 분석이 잘못되었었다고 발표합니다. 환자수를 추가해서 분석해 보았을 때, 이머지 그룹에서 가장 많은 양의 아두카누맙을 투약받은 환자들 (10 mg/kg)에게서 인지능력과 기억력 감소가 유의미하게 다른 환자들에 비해 느리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게이지 그룹은 어떻게 된 것이었을까요? 


바이오젠에 따르면, 10mg/kg을 투약받은 인게이지 그룹의 환자들의 소집단에서도 이머지 그룹의 10mg/kg 투약받은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유의미하게 인지능력과 기억력 감소가 느리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 두 그룹 모두에서 뇌에 존재하는 아밀로이드와 뇌척수액에 있는 인산-타우 (phospho-tau)가 투약량에 비례하게 (dose-dependent)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희소식임에 분명하였으나, 아직 연구자들은 바이오젠의 결과에 의문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바이오젠이 참석한다고 알려진 12월 4일부터 7일까지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학회를 기다렸습니다 (CTAD; 12th 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  




이 학회에서 바이오젠에서 알츠하이머 신약개발 책임자인 사만다 해버라인 (Samantha Budd Heaberlein)이 45분간 아두카누맙에 대한 그들의 결정이 번복된 것인지를 설명하였습니다. 



바이오젠에서 중간데이터분석 (futility analysis)을 시작한 시점과 임상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시점 사이에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동안 추가로 수집된 임상데이터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중간데이터분석에 포함되지 않았고, 바이오젠에서는 이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아두카누맙이 자신들의 예상보다 효과가 없었다고 3월에 발표를 해버렸습니다.




이 후, 이 임상데이터를 추가해서 다시 분석을 해보자 가장 많은 투약량을 받은 환자그룹에서 유의미하게 다른 그룹에 비해서 인지능력감소가 더 느리게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오젠에서는 미FDA에 아두카누맙 신약승인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분명 이 아두카누맙은 완벽한 신약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부작용만 해도 두통, 설사, 어지럼증 등이 있으며, 10mg/kg이라는 매우 많은 양을 매달 정맥주사로 투약 받아야 병증의 진행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적인 부분은, 이 아두카누맙을 시작으로 후속 연구들이 진행되면 아두카누맙보다 더 나은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알츠하이머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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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alz.org/alzheimers-dementia/what-is-alzheimers

https://www.alzforum.org/therapeutics/aducanumab

https://www.alzforum.org/news/research-news/biogeneisai-halt-phase-3-aducanumab-trials

https://www.statnews.com/2019/12/06/aducanumab-the-beginning-of-the-end-of-alzheimers-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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