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의 역설과 사라져가는 전통
지금은 거의 사라진 관습이지만, 소유트알란 마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대부분 베벡 투즐라마를 했다고 한다. 이 관습은 특정 마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과거에는 튀르키예 전역에서 널리 행해졌다.
베벡 투즐라마(Bebek tuzlama)라는 말을 살펴보면, 베벡은 아기를 뜻하고 투즐라마는 염장을 뜻한다. 직역하면 ‘아기를 소금에 절인다’는 뜻이 되어 외국인에게는 다소 기괴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생아를 소금물에 씻기거나 소금으로 몸을 문지르는 일종의 소금 목욕 의식이다.
이 관습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고대 로마의 신생아 소금 관습과의 연관성이 자주 언급된다. 당시에는 갓 태어난 아기 입 주변에 소금을 뿌리는 관습이 있었는데, 소금이 정화와 보호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징 체계가 아나톨리아 지역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론 민족 관습은 단일한 기원으로 설명되기 어려우며, 지중해와 중앙아시아 전반에 퍼져 있던 소금의 주술적˙정화적 의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형식은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졌지만, 이 의식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일부 지역에서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행해졌다. 튀르키예를 비롯해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키프로스섬 북부 등에서도 유사한 풍습이 보고된다.
방법은 대체로 단순하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 혹은 40일째 되는 날 소금물로 목욕을 시키거나, 고운 소금으로 몸을 문지른 뒤 잠시 강보에 싸두는 방식이다. 40이라는 숫자는 이슬람 문화권 전반에서 전환과 완성을 상징하는 숫자로 여겨지며, 출생과 사망 이후 40일째를 중요하게 여기는 민속적 관념과도 연결된다.
이 의식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아기의 건강이었다. 소금이 질병을 막고 아이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체취가 나지 않게 한다는 믿음도 널리 퍼져 있었다. 튀르키예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Ekşi sözlük에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소금 목욕을 해주어 체취가 없다고 말하는 댓글들을 볼 수 있다. 피부가 하얘진다거나, 기저귀 발진을 예방한다거나, 피부가 두꺼워져 더 건강해진다는 등의 믿음도 전해진다. 심지어 튀르키예 남부의 안탈리아 지역에서는 소금 목욕을 해야 아이가 수다쟁이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과학적 근거와는 무관하지만 공동체는 소금에 다양한 보호적 상징을 부여해왔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신생아 소금 목욕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피부는 매우 얇고 민감하기 때문에 소금으로 문지르면 상처가 생기고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피부를 통해 과도한 염분이 흡수될 경우 고나트륨혈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경련이나 뇌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장 기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에게는 특히 부담이 될 수 있어 전문의들은 이 관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소유트알란 마을에서도 투즐라마를 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주로 50-70대 세대였다. 40대 이하에서는 시행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아기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며 이어져 온 의식이 역설적으로 아기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금의 역설’이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보호를 상징하던 물질이 위험 요소로 재해석되는 순간, 전통은 설 자리를 잃는다.
이제 베벡 투즐라마는 점차 사라져 가는 기억 속의 관습이 되었다. 그러나 사라짐 자체가 곧 무의미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 시대의 믿음과 두려움, 그리고 사랑의 방식이 응축된 생활사로서 기록될 가치가 있다. 외국인 신분으로서 그 의식을 실제로 경험한 세대를 만나 인터뷰하고 남길 수 있었다는 사실은 어쩌면 작은 행운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