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굴양 Aug 02. 2015

즐거운 상상

지금이 꼭 아니어도 괜찮지만 이루게 되면 행복할 것들을 상상해보자

나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다.

'작가'라고 하기엔 남사스럽다.

일이 없으면 백수고 먹고사니즘에 쫓겨 양다리도 걸치기 때문이다.


누구는 배수의 진을 치지 않고 양다리를 하니 제대로 작품도 못하고 연재도 안되는 거라고 하지만...

'너님도 나처럼 갚을게 많아봐!' 라고 속으로만 외친다.


어쩌다보니 전업 2년차, 나는 아직도 내가 만들어낸 캐릭터 하나를 제외하고는

크게 작품세계도 없고 들어오는 일 하기 바쁜 초보다.


그래서 처음엔 참 힘들었지만 '평생 해먹자'고 마음 먹고 나서는 괜찮다.

지금 당장이 아니면 어때, 하나씩 다 하면 된다.


그럼 본격적으로 상상을 좀 해볼까?


일러스트 일을 좀 맡고 나서는 작업실이 그렇게 갖고 싶었다.

사무실 책상에서 몇년을 일했고 출장을 다녀도 노트북과 전화통 하나면 되던 일이

종이며 스캐너, 색연필, 물감, 펜...거기다 노트북과 모니터, 타블렛까지.

카페 노마드로는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느껴졌다.

캐릭터 작업하는 작가의 작업실이라는데...벽에 덕지덕지 붙이는거 내스타일

넓은 벽에 스케치며 참고 사진을 덕지덕지 붙이고

필통에는 연필, 마커, 색연필, 붓이 가득 담겨있고

넓은 작업대에 종이를 놓고 작업하는...

의자를 살짝 돌리면 모니터와 타블렛이 있는 넓~은 책상, 아! 갖고 싶다!


하나씩 만들고 있는데 아직 책상은 하나뿐이다. 책상 두개는 써야 속이 시원한데...


그러다 보니 더 하고 싶은게 생겼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캐릭터 작업이나 문구류에도 관심이 많아 작업과 판매를 같이 할 수 있는 공방도 갖고 싶었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의 '믿는구석' 작업하고 친구들과 먹고놀기도 하는 멋진 공간이다

작업공간이 한쪽에 있고 냉장고에는 맥주가 가득하게,

홈바에는 드립세트를 놓고 작은 키친에서 밥을 지어먹고

소파와 빈백체어는 놀러와서 뭉개는 친구들을 위해서

일 있으면 파티도 하고 전시도 하고

판매하는 제품은 쇼윈도에 얹어놓고...선반과 책상, 장식장은 꼭 원목으로 하고 싶다


서울은 비싸지만...어디 시골 읍내에라도 내고 싶다.

가장 좋은 조합은 집을 지어 1층에 공간을 만드는 거다.

얼마 전에 주택 옆에 작업실 건물을 올린 건축가 부부 사례를 보고 눈이 번쩍 +_+


열심히 벌어야지...


마지막으로는 노마드 일꾼도 하고 싶다, 작업실이 있어도 '생각이 안나!'하고 근처 카페로 뛰어갈 게 뻔하니까.

지금으로써는 가장 현실적이다. 

서울에 오래 살다보니 도시가 숨막힐 때가 있어서 시골이나 휴양지에서 일하는 상상을 많이 해봤다.

아~주 구체적으로! (구체적으로 상상하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어디서 줏어들었다)


이건 일감만 있으면 작업실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쉬워서 조만간 저지를 예정이다.

고생은 공항에서만 하면된다...타블렛을 품에 안고 비행기 타는 상상을 해본다. 

상상만해도 행복하다 ♥

즐거운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자랑을 할 수 있게,

오늘도 그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