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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양 Mar 19. 2016

너굴양, 길고양이를 그리다

그리고 <동상이몽>展에 참가한 이야기

작년 1월쯤으로 기억한다. 평소 길고양이 사진으로 유명한 찰카기 작가님의 전화를 받았다.

가끔 찰카기님 사진을 보며 그림을 그렸고 팬이었기에 무척 반가웠다.

(찰카기님 사진과 김초은 작가의 캘리그라피를 콜라보한 '화양연화'전시를 보고 팬이 되었다)


찰카기님 사진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과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동상이몽> 프로젝트. 길고양이의 일상을 담은 '고양이는 고양이다' 연작을 여러 작가가 표현할테니 상상만해도 즐거웠다. 꼭 하겠다고 하고 출장 전에 부랴부랴 작품 이미지와 설명을 보내드렸다.

포스팅이 되었고 1년이 지났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전인 2015년 3월 19일에 포스팅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전시 오프닝이었다. 시간이 참 오묘하다)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날 찰카기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시를 한다는 것이었다!

1년 전에 통화할 때 찰카기님은 1년 정도 진행해서 작품이 모이면 전시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올해 초 '전시 할거에요~'하고 방송에 외쳤던 게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이야.


부랴부랴 그림을 찾아놓았다. 

작년에 작업했던 <고양이는 고양이다>시리즈 중 하나, 이 아이의 이름은 '만피', 만성피로의 준말이다


그런데 나는 소품 위주의 작업이라 작품이 너무 작았다.

그래서 호기롭게 말씀드렸다. '작년에 제출한 것이 세 점이니 이번에 세 점을 더 작업하겠다'라고.

일주일 동안 괴로워하며(주로 자책이었다 '내가 미쳤지...'로 시작하는) 새로 작업을 더 했다.


<봄날의 고양이>, 새롭게 작업한 작품에는 너굴양이 등장한다


너굴양으로 대변되는 나 외에 잘 그리지 않는 나에게 찰카기님의 사진은 처음으로 '그리고 싶은' 대상이었다. 

길 고양이들의 척박한 삶이 무척이나 현실적인 동시에 그들은 내가 그리고 싶어지는 피조물이었다. 

고양이라는 생명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우아함은 처량하고 우울한 뒷골목에서도 떨칠 수 없는 것이라 여러 작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전시하는 세 점에서는 아름다운 고양이들에게 말을 걸고 싶은 너굴양이 함께 등장한다. 

'안녕? 나는 너굴양이야. 나는 너에게 말걸고 싶어.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우리의 도도한 고양이들은 너굴양을 본체만체 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그들 곁을 알짱거리던 너굴양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설치날 만난 다른 작가분들의 작품도 너무 좋았다.

와서 보시라고 감질나게 보여드린다



전시는 이달 29일까지 할 예정이다.

남대문 서울역 시청 광화문 명동 등 근처를 지나다 한번쯤 들러주시길, 부탁 드린다.




너굴양의 작업물은

STUDIO HJ 공식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 <너굴양> 

블로그 <너굴양의 그림일기>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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