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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양 Jun 15. 2016

우리는 왜 그림을 그릴까?

너굴양의 그림이야기 (1) 우리는 왜 그림을 그릴까?

너굴양은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인데 정작 브런치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소소하게 그림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평소의 시니컬함은 좀 빼고 촉촉하게 해보고 싶은데 잘 될런지...(다시 시니시즘 폭발중) 암튼 시작.



3월부터 한달에 한두번씩 드로잉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원데이 클래스이고, 초보자를 위한 내용이라 한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은 분들이나 손으로 글씨 쓰거나 그림 그리는게 어색한 분들이 주로 들으러 오십니다.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수강생들에게 항상 하는 질문이 있어요. 

"우리는 왜 그림을 그릴까요?" 라고요.


질문에 이어 다양한 대답이 쏟아집니다.


"여행 갔을 때 멋진 풍광을 직접 그려보고 싶어요"

"눈으로 본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직접 그림을 그려주고 싶어요"

"표현하는 방식을 하나 더 만들고 싶어요"


오늘 하려는 이야기가 수강생들의 말에 다 들어가 있네요.

아름다운 것을 봤을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꺼냅니다. 그 찰나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사진으로는 어쩐지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담지만 내가 느낀대로 그 아름다움을 담아 기억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그림을 그리고 싶어지지요. 잘 그려서 멋진 작품이 되어도 좋지만 내가 느낀대로 그린 것도 의미가 있으니까요. 


그림 너굴양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직접 기록하고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습니다. 사진은 카메라가 찍어주지만 그림은 직접 그리는 것이니까요. 그러면서 내 입맛대로, 내가 느끼는대로 변주가 되는 것이죠. 사람은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하고 싶어합니다. 기록을 남겨 후대에 전해주려는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건 본능에 가까운 욕구가 아닐까요? 인권의 기본이 '표현의 자유'인 걸 보면 말입니다. 노암 촘스키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의견을 표현하는 자유에는 동의한다'고 했으니까요.


그렇다면 결국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은 '표현의 욕구'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말과 글로 다하지 못하는 표현들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어떤 소설은 읽으며 머릿속에 그림으로, 영상으로 그려지는데 모두가 글로 그만큼 표현하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언어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표현의 욕구를 충족해줄 수단이 하나 더 는 셈이니까요. 그건 내 만족일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새로운 언어를 처음부터 잘 할수는 없습니다. 연습하고 도움을 받으며 나의 그림언어를 계속 말해야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림일기를 추천합니다. 어떻게 그림일기를 그리는 지는 하나씩 또 풀어보기로 하겠습니다.




너굴양의 작업은

STUDIO HJ 공식 홈페이지

너굴양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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