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엄마도 잘 몰라

너굴양 마흔일기

by 너굴양

아이가 겨울 방학이 끝나면 초등학생이 된다. 아이가 필요한 시기에 정보를 모아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아이가 학교 입학을 앞둔 이 시기는 우리 부부도 많이 혼란스럽다. ‘적당히 해주고 약간의 결핍도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지만 ‘학령기’는 생각보다 파장이 컸다.





우리집 아이는 같은 반 친구들이 피아노를 배우고 태권도장에 가니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해서 보내고 있다. 가장 친한 친구가 다니는 미술 강좌도 따라가니 주5일을 학원을 다니게 됐다. 그런 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학습지를 하고 싶다고 했다. 친구들이 학습지 얘기를 한 모양이다. 일주일을 졸라대서 주변에 물어물어 하루에 한 장 씩 푸는 종이 학습지를 안겨주었다. 그리고 패드로 인강을 듣고 학습 동영상을 보는 체험판 10일 짜리를 해보았다.


결과는 패드의 압승이다. 패드에 너무 많은 것이 들어있다. 국어도 한글 쓰기, 독해, 동화, 영어는 듣기, 쓰기, 읽기, 발음, 수학은 사고력, 연산… 한 과목을 어쩜 이렇게 잘도 쪼개어 놓았는지, 여기에 우주 탐험 AR, 각종 학습 게임…컨텐츠가 차고 넘친다. 재밌게 설명해주고, 패드를 누르며 화성탐사를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재밌을까. 종이는 딱 이틀 풀고 말았는데, 이틀 째에는 그나마도 내가 먼저 하라고 한 것이다.




하긴 내 눈도 뱅뱅 돌아가는 데 화려한 그래픽에 아이들이 빠지지 않을리가 없잖은가. 나중에 휴대폰을 가지게 되면 아이의 시선을 빼앗는 건 더 많아지겠지.


나도 이것 저것 알아보다 순간 욕심이 생겼다. 아이의 공부에 대해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입학도 안 한 아이에게 자꾸 뭘 바라게 되는 모습에 덜컥 겁도 났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이렇게 무섭다.




결국 체험판 패드는 다시 박스에 고이 싸여 돌아갔다. 아이는 아쉬워하지만 금세 다른 즐거움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 당분간은 놀고 싶은대로 둬야지. 아직 방학이니까. 일단은 즐겁게 같이 놀고, 이곳저곳 돌아다녀야지.






3월이 되면 초등학생이 되는 우리집 어린이

학습지 시켜달라 일주일 조른 이유는 뭘까?


어렵다 어려워~ 학부모가 되는 길

모르겠다 모르겠어~ 뭐가 맞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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