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알려준 것들(22.08.19 일기)
22.08.19 일기
류시화 시인의 책중에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책이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일초라는 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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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초
오늘도 한 가지
슬픈 일이 있었다.
오늘도 또 한 가지
기쁜 일이 있었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희망했다가 포기했다가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
그리고 이런 하나하나의 일들을
부드럽게 감싸 주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평범한 일들이 있었다.
– 호시노 토모히로
나는 기다림이란
종이 한 장을 기다리는 나 자신의 손짓이라고 말했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
기다림은—
딸기 열매가 빨리 맺히길 바라며
밭 앞에서 매일을 서성였던 어린 시절의 나이기도 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매불망 최종 합격자 메시지를 기다리던 대학생 시절의 나이기도 하며,
신부가 뒤에서 다가와
조용히 내 팔을 잡아주기를 기다리던
스물다섯의 어린 신랑이기도 했다.
살다 보면 비극을 겪는 날들이 있다.
그것은 언제나 우연히 찾아온다.
우연한 비극에 슬퍼할 수 있다면,
같은 이치로 우연한 기쁨에도 웃고, 행복해질 수 있다.
어디에선가 읽었는데,
한 사람의 슬픔이 가지는 깊이는,
한 사람의 행복이 닿는 높이와 분명히 같다고 했다.
나는 그 간단한 진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빛이 삶을 뜻한다면,
그림자는 아픔이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양은 모두 다르지만
아픔은 자꾸 겹쳐지고, 또 겹쳐진다.
그래서 결국,
사람은 살아 있음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픔으로 인해 하나가 되는 것 아닐까.
나는 불완전한 인간일지라도
타인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함께 울어줄 줄 아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바로 지금, 이곳에 있는 그대처럼.
그리고, 이곳에 있었던 사람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