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상황과 상관없이 분명하다. 하나님은 기뻐하기를, 기도하기를, 감사하기를 원하신다. "
- 함택 목사님
■ 오랜만에 설교 시간에 마주한 본문은 익숙한 만큼 새롭다.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것이 내 상황적 판단과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만으로도 깊은 울림이 있다. 내 영의 상태와 영적 행위들이 내가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의무라는 사실이 무겁다. '내가'라는 주어는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그분'은 나의 삶에 대해 언제나 명료하신 분이다.
우리말 성경은 3 문장이지만 원어로는 모두 한 문장이다. 세 개의 명령형 문장을 품은 복문, 하나의 의미 덩어리겠지..
항상 기뻐하라 Πάντοτε 는 2중 강조로 시작된다. 문장의 첫 번째 위치로 1강조, 대문자로 시작되어 2강조.. 기뻐하라가 아닌 '항상'에 2중 강조가 붙어있다는 것은 생각할 여지가 많다. '항상'이 깨질 상황들이 많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그 '항상' 안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우리는 쉽게 항상에 예외를 둔다. 내 상황이, 내 감정이, 내 건강이, 내 성적과 내 재정이, 내 직장과 자녀가... 항상을 비집고 파고드는 예외가 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났다고 인지할까? 쉽지 않다. "항상" 기뻐하는 삶은 간단하지 않다.
다음 절에 나오는 '쉬지 말고' ἀδιαλείπτως 역시... 항상과 같은 의미의 변형이다. 멈춤 없이, 줄어드는 것 없이, 변함없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18절의 '범사에' παντὶ 역시 예외 없이 항상이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뜻은 가변적이거나 타협이 가능하거나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거나 상대적이지 않다. 그런 가변성은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이다. 분명히 하나님의 뜻과는 다른데.. 나는 하나님의 뜻을 어기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기뻐하라 χαίρετε 는 명령법 현재 2인칭 복수이다. 헬라어에서 현재시제는 지속의 의미를 포함한다. 지금 한 번이 아니라, 기뻐하는 것은 영원히 동일하게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명령형이라는 것은 의무적인 적용을 요구한다는 말이다. 이 명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2인칭 복수는 말씀하신 이 이외의 모든 이들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기도하라 προσεύχεσθε 와 감사하라 εὐχαριστεῖτε 역시 현재 명령형이다. 이 동사 형태는 앞의 항상-쉬지 말고 - 범사에 를 완성시켜준다.
하나님의 뜻은 가변적이거나 타협이 가능하거나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거나 상대적이지 않다. 그런 가변성은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이다. 분명히 하나님의 뜻과는 다른데.. 나는 하나님의 뜻을 어기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인 것을 인지할 수 있는 삶.. 그것이 하나님의 뜻에 내 뜻을 맞춰나가는 삶이다. 우리의 이러한 삶은 완료형일 수 없지만.. 늘 진행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