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회, 잠들어버리다
#교사 일기_09
2021. 03. 06.
환한 아침을 맞이했다.
토요일 아침, 이렇게 날이 환하게 밝을 조금은 잘 닸다는 느낌과 함께 눈을 뜨고 난 후, 아주 잠시 후에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아, 왜 알람이 안 울렸지?'
사순절을 맞아 시작된 초등부 토요 아침 기도회, 6시 반에 일어난다는 걸 깜박하고 날이 다 밝도록 잠을 자버린 거다.
전날 새벽까지 야근을 하느라 좀 피곤했던 모양이다.
분명 알람을 맞춰두고 잠을 잤는데 그 소리를 못 들었던 것 같다.
지난주에는 두 명의 우리 반 아이들이 참여했는데, 오늘은 몇 명이나 왔을까?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본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교사가 버티고 있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또 속상했다.
"잠시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는 주님의 말씀이 가슴을 훅 들이미는 것 같다.
물론, 기도회 참여하는 것이 신앙의 잣대, 성실한 교사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런 표면적인 참여도에 연연하는 것은 올무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타까움을 갖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생각이 나아가서다.
교사를 한다는 것,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제대로 해 낼 수 없는 소중한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위해서 기도해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서다.
기도하는 교사의 뒷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기도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성장하지 않는다.
기도하기, 깨어 있기, 성실하게 감당해야 할 교사의 기본 자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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