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동문학가 강인석 Apr 15. 2021

알람이 왜 안 울렸지?

사순절 기도회, 잠들어버리다

#교사 일기_09     

2021. 03. 06.          



환한 아침을 맞이했다. 
토요일 아침, 이렇게 날이 환하게 밝을 조금은 잘 닸다는 느낌과 함께 눈을 뜨고 난 후, 아주 잠시 후에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아, 왜 알람이 안 울렸지?'


사순절을 맞아 시작된 초등부 토요 아침 기도회, 6시 반에 일어난다는 걸 깜박하고 날이 다 밝도록 잠을 자버린 거다.

전날 새벽까지 야근을 하느라 좀 피곤했던 모양이다. 

분명 알람을 맞춰두고 잠을 잤는데 그 소리를 못 들었던 것 같다. 


지난주에는 두 명의 우리 반 아이들이 참여했는데, 오늘은 몇 명이나 왔을까?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본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교사가 버티고 있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또 속상했다. 


"잠시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는 주님의 말씀이 가슴을 훅 들이미는 것 같다.

 

물론, 기도회 참여하는 것이 신앙의 잣대, 성실한 교사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런 표면적인 참여도에 연연하는 것은 올무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안타까움을 갖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생각이 나아가서다. 

교사를 한다는 것,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제대로 해 낼 수 없는 소중한 사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위해서 기도해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서다.

기도하는 교사의 뒷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기도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성장하지 않는다. 


기도하기, 깨어 있기, 성실하게 감당해야 할 교사의 기본 자질이다. 





#장석교회 #초등부 #강인석 #교사 #사순절 #기도회 #교사일기 

ⓒ 강인석, 2021


 




매거진의 이전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