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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노래>

언젠가 죽을 때까지 가수 딱 한 명의 노래만 듣는다면 누굴 선택하겠냐는 친구의 질문에, 주저없이 김동률을 외쳐대던 시절이 있었다. 그의 곡은 목소리, 선율, 세션, 스토리라인 모든게 한 편의 뮤지컬을 본 듯 여운이 진했다(초창기는 감정이 500% 증폭된 하이퍼 상태로 노래하는 느낌). 그가 앨범을 내면 나는 하루종일 같은 노래를 몇 번씩 반복해 들었다. 단어 단어에 섬세하게 감정을 실어낸 가사가 정말이지 좋아서, 스치듯 지나가는 단어 하나도 놓치고싶지 않았다. 


 이번 싱글은 가사 자체보다 피부 안쪽까지 깊게 닿는 스토리에 마음이 먹먹해져 입을 앙다물고 귀만 조용히 열어두었다. 그가 어떤 마음과 어떤 감상으로 이 가사를 읊조렸는지 단번에 절절하게 이해가 갔다. 그 또한 나이가 듦에 순간의 살아있는 뾰족한 감정을 등진 채 둥글게 닳아버린 무뎌진 마음을 붙잡고 사는걸까.


노래는 물씬 그의 연륜을 풍기고, 그 연륜을 느끼는 나도 훌쩍 커버린 것 같아 마음이 쌉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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