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름 없는 자 Dec 12. 2022

가챠 게임에 대한 짧은 단상

나는 가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제법 있다.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던 생각이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캐주얼 게임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러한 편견을 벗으려고 노력을 했다. 내 문제의식이 가챠 게임에 대한 편견에서 시작된 만큼, 혹여나 이러한 편견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것이다. 하지만 직접 플레이해보고 검증해본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편견을 강화하는 결과만 낳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본다. 가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은 내가 이 게임을 '깊이 있게' 플레이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건 아닐까. 수많은 시간을 플레이해보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조금 다르게 생각을 가져볼 수도 있지 않을까. 가챠 게임에 대한 플레이 경험은 어디까지나 맛보기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패키지 게임으로 치면 엔딩을 보지 않고 30분만 플레이해봐도 이 게임이 재밌는지 안 재밌는지 알 수 있다는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물론 패키지 게임과 달리 가챠 위주의 온라인/모바일 게임에는 엔딩이 없으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그럼에도 내가 가챠 게임에 대해 갖고 있는 경험이 미약하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다.


따라서 특정 가챠 게임에 대해 직접적인 비평을 시도해보는 건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가챠 게임에 대한 플레이 경험이 얄팍한 만큼 플레이 경험을 좀 더 늘려보지 않으면 글을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류의 게임들을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다는 점인데... 적어도 게임으로 글을 써보려는 사람이 현세대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의 게임을 플레이해보지 않을 수는 없다. 앞으로도 이런 류의 BM을 갖춘 게임들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리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게임들을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건 작금의 게임계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마니아들의 세계에서만 살겠다고 선언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확실하게 가챠 게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지금까지 이어져온 가챠 게임에 대한 비판 논리에서 조금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가챠 게임은 돈만 많이 쏟아붓고 뽑기밖에 할 게 없는 '도박'이라든지,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 매우 협소한 기준을 들이밀며 이런 게임들은 '진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식의 단순 논리는 매우 설득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생산적이지도 않다. 비판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가챠 게임들이 현 게임계 전체에 어떤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비판 논리는 힘을 잃어버린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챠 게임들을 좀 더 플레이 해보고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다. 언젠가는...


작가의 이전글 게임 제너레이션 공모전 당선작을 읽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