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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 개미굴

by 갈대의 철학

개미

- 개미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른 아침 스물하나에 한 고갯길 넘다 보니

개미굴은 소굴 (小窟)되어 하나인데

인간들 굴은 토굴(土窟)이라 두 개더라

개미가 일렬 배열로 질서 정연하게 가면

인간은 양쪽 할 것 없이 병목 배열에 꼬리를 물고

개미가 잠시 교감을 하기 위해 멈춰 서면

인간은 세상에 나왔을 때 하나였는데

들어설 때는 이구동성 여러 갈래라

감각에만 의지하더라

금세 대청소가 시작되었다

곧이어 살충제가 뿌려져 버린 이곳은

그 누구의 영역 표시인 줄만 알고

아무도 근접하지 하지 않더라

그 뒤에 인간의 영역 표시만이

인식표를 달고 들어설 수 있었다


청량리역에서

2019.3.15 토굴로 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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