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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24. 2019

그믐에 달마중 간다

- 그믐달에 네  옷자락이 휘날린다

그믐 달마중 간다

- 그믐달 네  옷자락이 휘날린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달 없는 그믐밤에는

바람이 일지 않는다 


달그림자 없는 그믐달에는

고양이도 울음을 그친다


달빛 없는 그믐 달밤엔

부엉이도 울지 않는다


바람 일으니

오늘 밤 달 밀린 자리에

네 마 꼭꼭 숨어라


바람 불어

나풀대던 네 흰 치맛자락이

달빛 인착각하니


어제 달 떠나온 자리에

네 마음 구름 찾아올 때를

기다리려 한다


구름 떠난 자리에

하얀 네 마음 대신

달빛에 어린 

달맞이꽃 피어나기를 기대해도 좋다


달 없는

그믐달을 가지려 간다


네 마음 머무는 곳이

예전에 네 모습 감추던 

그대의 뜰안이다


그곳에 가면

달 없는 달밤에 노래 부르면

달 대신 넙적한 네 마음이 인다


달 없는

그믐달을 훔치러 간다

그대 숨겨놓은 마음 둔 곳으로


달 떠오르는

보름달을 짊어지고 간다


하얀 구름 베개 삼으러

그곳에

그대와 내가 서 있다


2019.6.16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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