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날에
- 살아가는 동안에
사는 날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가 내리는 날엔
태양이 있는 곳으로 떠나자
태양이 떠오르지 않는 것에
두려워함을 잊고
태양이 늘 같은 곳에서 떠오르면
너의 마음도 같은 곳이길 바라보지만
태양이 떠오르지 않는 곳은
네게서 살아가는 동안에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보아라
내리는 저 구름 속을 지나는
태양이 보이지 않느냐
네 숨을 곳은
하늘 아래 둥지를 트고
비 내리는 하늘을 가릴 갈대의 숲길이다
네가 내게서 잊히는 동안엔
태양의 마음도 반대편에서 뜬다
너의 마음이 굳힐 곳은 이곳이 아니다
떠오르는 마음을 품었으돼
지는 마음 한 두 개는
언제나 변화의 마음을 여기는
떠오르지 못할
태양의 사이에 놓인 네 마음이다
그곳은 네가 원할 때 언제든지
품을 수 있는 여력으로 남겠지만
그곳은 태초의
네가 태어난 곳이 아니었다
오늘 같이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엔
태양이 없는 것을 위로 삼아
그리움이 잔뜩 묻어나는
치악산 치마 바우에 걸터앉아
세상을 관망할 수 있는 마음을 열어두자
멀리 내다 뵈는
영원히 지지 않을 그곳으로 떠나자
그곳은 태양이 뜨고
달이 지는 곳이다
비단 내 등살에 못 견디어
따뜻한 햇살이 비추지 않더라도
이 비가 그칠 것을 아는 너에게
좋은 날이 아니었던 날에도
아침에 태양이 떠오르면
햇살을 등지고 떠나는 마음을 담아두자
네 앞에는 언제나 태양이 뜨고
내 뒤에는 안제나 햇살이 비춘다
2019.5.26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