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
- 아름다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아름다움을 멀리하는 것은
천상을 멀리하는 것과 같고
아름다움을 볼 줄 모르는 것은
천하의 일이로세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은
그것의
아름다움이 없다는 거와 같고
아름다움의 물결은
항상 고요하지만 않으며
그 고요 속에서
참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니
아름다움이 내게 있어
그대의
아름다움을 말하려는 것은
그대의
아름다움의 생을 다하여서
빛을 말하기보다는
아름다움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때론 부자연스러울 때가
그대의
아름다움을 논 할 수 있으니,
저 구름 사이로 뚫고 나오는
저 햇살 너머에
또 다른 햇살을 반겨주고
나를 따뜻하게 감싸준다고 하여,
그 아름다움을
진정
아름답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그대여
한줄기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쉬어가는 목젖을 타고
넘나들지 못한다 하여
슬퍼하지도 괴탄 하지도 말아라
그대여
천상에서 한 나비가 내려와
꽃 속에 파묻히고
꽃 밭에 눈이 내리고
네 나래짓의 날갯짓에
눈을 털어 내어 날아갈지라도
서럽고 아름답다고도 하지 말아라
그 고운 날갯짓의 퍼드덕거림에
향기가 멀리 날아 갈지 몰라도
향수를 맡을 수가 없는 거와 같이
그 자리를 못내 아쉬워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아름다움은 곧
그대의 마음에서 시작된다면
나는 마치
샘의 근원을 찾아 나서는
목마른 칼리하리의
갈색하이에나가
왜 사막에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을 뿐이다
2020.10.2 치악산 영원사 가는 길에(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