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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22. 2019

비탈길 굽이돌아

- 기다리는 마음도 굽이굽이 돌아서 가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강물 따라 가다 보면

내 마음도

그대 마음도

언젠가는 그곳에 닿으리오

비탈길굽이돌아 카페


비탈길 굽이돌아

- 기다리는 마음도 굽이굽이 돌아서 가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비탈길 굽이 굽이 돌아서 가면

 부르는 소리에 

문전 앞나서고


어느새 불어오는 바람이

한쪽 님 부르는 소리인가 하면

다른귀를 의심하며 두 귀 쫑긋하고


다른 귀에 매미 울음소리 지쳐갈 때

어수선한 마음 갈피를 잡지 못한

애석한 마음 둘 길이 없어라


두근두근 가슴 뛰다 멈춰버린

내 첫사랑의 여운이여

내 귓가에 맴돌고

소용돌이치게 만드는구나


저 말없이 흘러가는 동강이여

저 높이 흐르다 멈춘 구름이여

듣지 못한   마음이여


서로를 알지 못한 탓에

애꿎게 비 내리는 강물만 바라보며

신세타령함일세


옛말이 되었던가

 추억이 되어가던가


나도 몰래

님일까 하면 대문 앞을 나서고

밤길 총총 오시는 발걸음에 

 따라나서다 보니


지난 더딘

여름 발길을 재촉하여

가을 기다리는

 모퉁이를 돌아서 가리라


 지나비탈길에

갈길 서툰 걸음 위로하면

바쁜 마음 바꿔 신은 고무신 사연 달아

굽이 굽이 고갯길 마루마다 사랑되는

님 고개 되어 중 나가리


첩첩산중 매인 몸에

인적도 드문지라

발길 끊겨 찾아오는 이라곤 


그저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두견새의 울음마저 내 마음을 떠나가


덧없이 떠내려 가는 강물에

어느 이름 모를 나뭇가지들


잠시여라 

바람 불지 않으니

초가 산간 걸쳐 있는

쉬어 넘나드는 구름일랑 벗하면


그리운 

소식 는 슬픔 마음을 지닐 때

때론 바람 불어 먹구름 몰고 오니

내 마음 적셔주는

아리랑 마음을 두어보자꾸나


여기가 거기야

어기야 노를 찾아 보세


저 멀리 떠나는 배에

물보라가 일어

애틋한 이가 떠내려 간다

이를 어이할꼬

저 멀리 거센 물살이 야속하기만 하더이다


말없이 흐르는 강물에

친구라고 불러보러 하지만

금세 가을 문턱

기다리는 길모퉁이 

즐비한 코스모스가 반기고  마네


멍멍멍 개 짖는 소리

이웃 헛기침 소리

금세  님일랑 인기척 놀라고


혹시나 여물다 설레는 마음도

 님일랑 하면

가슴 지레 헤집는 마음이야

이곳이 바로

몽유도원(夢遊桃源) 아니련가 하더이다


내가 찾아온 이 길이

비단,

너의 멋스러움도 아니요

내 마음이 사행천(蛇行川)이 되어

굽이 굽이 아리랑길 넘나드는

마음도 아니며


그러하니 님이여

동강만이 굽이 흘러 떠나온다고

말하지 마소

활고개를 넘지 못한

고개 고갯길 사연도 말며

문지방 넘듯이 넘어와주오


굽이굽이 지쳐 넘지 못하면

내 어이한 맘 얻지 못해

떠나는 마음이 있어

기다림에 지쳐 있어도

언젠가는

충주 나루터에 배를 타고 가리라


지난날이 그렇다고

옛 추억이 서려있지만은 말으오

아련히 떠오르면

금세 이곳을 찾아온

피고 지는 꽃처럼 되는 마음도 아니어라


삶이 찌든 그대

어서 오시오

잠시 이곳에 머물다

지척에 두고 간

마음만은 가져가지 말으오


앞산에 구름다리 건너고

물안개 피어오르면

오시는 길 아득할까 염려될 

 가 되더라도

 이상에 기다림의 마음일랑

접어두지  말고  떠나와주오


앞산에 구름 걸치면

선녀 내려와

멱을 감


뒷산에 바람 불어오면

지나는 들꽃과

다가올 가을을 노래하고

인사 나누리


굽이쳐 흘러 비탈길

굽이 돌아서면


어느새 내 마음

님 따라 흘러가는 동강에

네 마음을 함께 두어  떠나리라


2019.7.21 영월 비탈길 굽이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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