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사랑
- 사랑은 음식을 조리한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연인이여 아시나요
연애가
음식에 간을 맞추는 작업이라면
사랑은
음식을 조리하는 결정체랍니다
연애가
간을 보고 다시 간을 맞추는
그 긴 오랜 시간 속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라면
그대는 곧
더 이상 맛을 못 맞출 것을 대비해야 합니다
그대가 사랑하는 이에게
특별 소스를 투입할 준비를 할 때에는
제 맛에 혀의 맛으로도 느끼지 못할
음식 냄새에도 현혹되지 말며
조미료는 더 이상 가미하지 말아요
연인이여 시샘하지 말아요
연애와 사랑이
어떻게 이루고 다를 수도 있겠으나
연애 그 이후에 일어나는 사랑과
모든 일들은
침묵으로 일관되어 흘러가니
그때에 때를 놓쳐 세월 속에 묻혀서
잊혀가는 마음일랑은 두지 마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본연의 맛을 재탕할 시
들키거나 말거나
아니면
시치미를 뚝 떼거나 말거나 말이에요
연애는
늘 음식을 조리할 수 있으나
사랑은
늘 간을 맞추지는 못한답니다
연애할 때의 마음과
사랑할 때의 마음의 차이가 있다면
단 하나
사랑한 후에는
미우나 고우나
죽이 되든 밥이 되어가든
밥풀떼기처럼 붙어 다니는
늘 정이라는 또 다른 인격체에
연애반 사랑반으로 살아가는 것이
세상사 살아가는 인지상정에
그대와 나와의
오랜 숨은 그림 찾기 일지도 모른답니다
2019.8.11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