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 커피 한 모금

by 갈대의 철학

커피 한잔

- 커피 한 모금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우리들의 대화

늘 이런 식으로

다가가지 않기를 기도드립니다


눈은 눈으로 서로 바라보지 않고

그렇다고 바라볼 수 있는 범주에서

눈치 보지 않게

보일 듯이 말듯이 하는

유리벽 사이의 대화가 아니기를


그럴 땐

말 한마디 건네주려 하면

손수 제스처가 인지한

시냅스 보다

더 빠르게 전달되지 않는

순간의 행동이

순간의 마음으로 옮겨지지 않는

순간의 미움이 생기지를 않기를


커피 마시는 시늉을

하듯이 말듯이

찻잔에 자동으로 손이 가고

그동안 매일매일 반복적인 습관에

오래 길들여진 노예처럼

숙변이 되어버린 마음이 아니기를


입에 대고

살짝 눈꼬리를 치켜세우면

금세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가며

스캔이 되어가는 마음이 아니기를


침묵의 묘수

그것으로 대신 전하는 게 전부인양

간혹 커피 한잔에 많이도 아닌

붉게 물든 립스틱의 입술에

네 마음 들키고 묻어날까

조심스러운 마음이 아니기를


조심스레 우아한 자태 너머에 있을

네 마음의 수레를 타고 떠나는

늘 창밖을 응시하며

한쪽만 바라보는 마음이 아니기를


절묘한 신의 한 수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도 아니한

적절한 타이밍의 한 수도 아니기를


그 긴 침묵의 대화

늘 평화롭지도.

고독하지도

슬프지도 아니한


항상 중립에 대한

대립각의 날을 피하 지를 않기를

널 위해 기도하네


벌어진 알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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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8.31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