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떠나보낸 사랑
- 가을이 지나간 자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 지나간 자리에
겨울비 아닌
가을비가 내렸다
쓸쓸함을 뒤로한 채
무정한 가을바람 소식에
떨어지는 낙엽은
님 부르는 소식 없이 흩날려
지나는 행인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치이며 사연이 되어간다
고요한 들녘에
쓸쓸히 남아있는
비어있는
너의 공간을 채우러 떠나었다
텅 비어 가는 이 가을에
텅 빈 나의 마음은
곧 황량한 들녘이 말해주듯
다가올 겨울 맞을 채비에
이 가을에
못다 떠나보낸 사랑이 되어 남는다
가을이 지난 자리
건초 피어 오른 모닥불 같은 사랑
우리 이 가을에 미완성으로 남을
마지막으로 기억될 떠난 이 자리에서
첫눈 내리는 날
우리 여기서 다시 만나자
2019.11.16 섬강 들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