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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떠나보낸 사랑

- 가을이 지나간 자리

by 갈대의 철학
2018.11.24 첫눈 내리는 날에

가을을 떠나보낸 사랑

- 가을이 지나간 자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 지나간 자리에

겨울비 아닌

가을비가 내렸다


쓸쓸함을 뒤로한 채

무정한 가을바람 소식에

떨어지는 낙엽은


님 부르는 소식 없이 흩날려

지나는 행인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치이며 사연이 되어간다


고요한 들녘에

쓸쓸히 남아있는

비어있는

너의 공간을 채우러 떠나었다


텅 비어 가는 이 가을에

텅 빈 나의 마음은

곧 황량한 들녘이 말해주듯


다가올 겨울 맞을 채비에

이 가을에

못다 떠나보낸 사랑이 되어 남는다


가을이 지난 자리

건초 피어 오른 모닥불 같은 사랑

우리 이 가을에 미완성으로 남을


마지막으로 기억될 떠난 이 자리에서

첫눈 내리는 날

우리 여기서 다시 만나자


2019.11.16 섬강 들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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