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Nov 21. 2019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것들

- 가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들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것들

- 가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을 흔들어보자

떨어지는 낙엽에

네 마음도 흔들리는지

가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는 낙엽들

매서운 겨울 찬바람에 맡겨보자

그때도 떨어지지 않으면

흰 눈에 덮여

쌓여가는 낙엽을 바라보면서

그때는

아무리 하여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 해가 지남을 애석해하지도 말자

이른 봄을 맞이 하기까지

지난날 매달린 네 마음이

아직도 새잎이 나기 전에 붙어있으면

그때가 진정

내 마음을 달랠 수 있고

네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너에게 다시 고백을 하고 싶다

가을을 떠나보내자

사색에

늙어가는 이가을이 흔들리지 않게

기다리게 하는 모든 것들에

용서를 구하고 보내보자

흔들리지 않는 것에도

다 이유가 되어가고 사연이 되어가듯

너와 나와의 만남과 이별에도

변하지 않을 것들이 없듯이

그게 너와 내가

이 가을을 미완성으로

못다 한 이야기가 되어 남는다

점점 깊어가는

이가을의 마지막을 붙잡고

만추를 떠나보내는 내 마음에

너를 담아내는 것도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것들보다

가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것들이 

어쩌면

내겐 너를 향한 위로가 되어갈지도 모를

기다림이 되어가서이다


대학로
대학로
낙산

2019.11.20  대학로& 낙산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얼음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