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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어디선가

ㅡ 청사포 사랑

by 갈대의 철학
부산 청사포에서

바닷가 어디선가

ㅡ 청사포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의 마음을 얻기는

밤하늘에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렵고

그대의 신뢰를 얻기는

바다의 깊이를 재는 것보다 더 어렵나니

그것의 믿음을 얻기까지는

만 번의 태산을 넘어야 합니다





그대 마음을 닮은

어느 별 하나가 청사포에 떨어져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묻혀

청사포 사랑이 되어갔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면

그대 기억이

들려오는 소리에 문득 귀 기울이면

물밀듯이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그대 날 부르는 소리였어


그대

나의 소리 들리나요

저 멀리 청사포 밤하늘

반짝이는 어느 별 하나에

내 사랑을 담고

바닷가 어디선가

헤매어 떨어진

네 마음이었다는 것을


그대여

바닷가에 별이 떨어져

빛나던 별이 반짝이지 않는다고

슬퍼말아요


바다에 잠긴 것은

그대 마음이지

그대의 아름다움은 아녔답니다


저 멀리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우리 사랑 아파할 사이도 없이

격동의 한해에 몸부림쳐

외쳐 불러보았지만


바닷가 백사장에 부서져 버린

네 마음은

햇빛에 눈부신 모래 알갱이

소금인형이 되어가던날


갯바위에 부딪혀

산산이 조각난

내 마음은 햇빛에 타다 그을린

작은 포말이 되어 사라진

어느 이름 모를 흩어진 모래알 유희들


떠나갈 때 우리들 사랑

청사포 파도소리에 묻힌 사랑

떠나올 때 우리들 마음

청사포 다릿돌에 건너오지 못할사랑


그 사랑이 울고 떠나가네요

미처 청사포에서 사랑이

마지막 사랑이 되어가는

이루지 못할 사랑이었던 것을요


2019.12.28 부산 청사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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