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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 일송정

by 갈대의 철학 Sep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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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 일송정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다가오는 신록의 계절에는
여행 가서 동무들과

찐한 쇄주 한잔하고 싶어라

누군가의 하룻밤을 지새울 수 있는

동무이면 좋아라
초가삼간이라도 괜찮아
누을 자리만 있어도 좋아라

아님
그냥 멋스러운 게 없어도
이왕이면

하늘의 지붕 아래 별이 가득하면 좋겠어
땅의 노래가 가득하면 더욱 좋겠지

내 욕심일까?
그날이 오면

바쁘다는 핑계가 너를 대신해 주고
그래도 술친구 한 명쯤은 기다려주겠지

그동안 잘 지내고
세월이 무상타하지 말고
내가 무상한 것 이거니 이해해줘
그래야 세상사 둥그렇게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지 않을까 해

이 시간들이
동무들 만나려고

기나긴 세월을 버터 왔었는지 몰라


이 만남이 짧고 긴 여운만의 사랑이

아닐 거라 생각하면서도
뭇 내 섭섭한 마음 간직했어도
오래전 아주 오래전에
네 마음은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거 아니
항상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말 못 할
너의 사연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아득히 멀리서
남몰래 훔친 네 눈물이
어느새 자라온 소나무 곁을 지나
또 다른 인생의 반려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이야

비바람에
눈보라에
가뭄에 목이 말라 지쳐 스려 져 가도
몹쓸 심술 짓은 다하는 태풍이 불어와도
그곳은 언제나 변함없이 지켜주는
너의 일송정 보다 곱고 곧은 마음이

늘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

늘 하늘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내 마음이
늘 네 곁에서

몽중의 몽환을 꿈꾸며 살아간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는구나

사랑해 동무들아

20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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