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Mar 13. 2020

봄바람에 떠나온 향기

- 생강나무 필 때면 그리움도 피어난다

간현봉에서

봄바람에 떠나온 향기

- 생강나무 필 때면 그리움도 피어난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바람에 떠나온 향기

생강나무 필 때면

그리움 한 점 기다려 본다


오늘같이

바람 불어와도 좋은 

꽃샘추위 바람이면 어떻고

봄바람이 아니면 어떠리

이  바람이 머물지 않아도

그냥 스쳐 지나가는 향기 있어

더욱 좋네


바람 불어오는 곳으로 떠나자

그대가 머물던  자리

그대가 지나온 자리에 

발자국도 떠나가리


산천이 곡을 하네

말을 하려 하네

메아리 되어 되돌아온 너를

곡조가를 들어달라 청한다


산세는 그대로야

그래도 그대 흔적 세월 지나와도

그대 숨소리에 바람 불어와

호흡을 맞추네


여기인들 저기인들 서면 어떻고

어디에 있을까

그대가 불러야만 했던

옛 암자에 앉아

허송세월 탓을 하지 말게나

그대를 대신해 관동별곡을 불러보는구나


산에 산에 오르면

나는 산사람이 되고파

바다로 떠난 사람

그대는 돌아올 줄 모르는 마도로스


인적이 드문 이곳에
바람의 흔적도
봄이 오는 길목에

그대는 진달래 꽃몽우리
터질 듯이 말듯이 간을 보고 있다


너는 봄바람 불어오는 촉감을 세우고

나는 손 끝에 촉각을 세워

네 곁에 다가가 살포시 만졌다

살랑이는 바람에 의지한 채

마냥 피어날 듯 말듯이

피어오르다 멈춘다


찰나 간현봉 넘나드는

꽃샘추위 바람에 

다가선  마음은

금세 금문(禁門)의 빗장을 걸어 잠갔다 


간혠 레일바이크
진달래
생강나무
간현봉을 배경으로
삼산천
간현 출렁다리
섬강

2020.3.13  간현산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천은사(天恩寺) 가는 길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