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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8. 2020

가랑비에 젖어드는 마음

- 내 마음은 봄바람이 훔쳐갔네

가랑비에 젖어드는 마음

-  마음은 봄바람이 훔쳐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이라 내리는 가랑비에

내 마음 적셔볼까 하여

우산 없이 살갑게 불어오는 봄바람이

내 처마가 되어줄 거라

의심치 않았

걷는 마음은 동구 밖을 나서니

가랑비가  머무를 기세에

옷 젖을 사이도 없이

불어오는 훈풍에 

봄바람 일거라 기다려보지만

시린 마음 달래기엔

살랑이는 봄바람은 어딜 가고

이내 강해지는 빗줄기에

내 모든 것을

너에게 빼앗기고 말았네

이제는 모든 것을 내놓아도

흔들리지 않는 가랑비가 

다시 찾아와도

내 마음까지는 적셔오지 못하리라


2020.3.17  가랑비 내리는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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