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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01. 2020

한순간이더라

- 한마음이더라

한순간이더라

- 한마음이더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사랑도 한순간이더라

사랑했던 마음도 한순간이고

사랑보다 더한 사랑도

한순간이 되어가더라


미워한 마음도 한순간이고

미워했던 마음도 한순간이며

미워할 마음도

손에 잡히지 않는 한순간이 되더라


아픈 마음도 한순간이요

세월에 의지한 마음도 한순간이요

이러한 것을 참아내고

인내하는 것도 모두 한순간이더라


꽃이 피는 것도 한순간이요

꽃잎 휘날리는 것도 한순간이요

꽃잎 떨어지는 것도 한순간이 되더라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한순간이며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뱃속에 모두 채울 수 없더라


많이 안다고 머리에 이고 갈 수가 없고 

많이 채운다고 하여 용량도 한계이며

많이 부족할수록

채워갈  있 것도 한순간이더라


이 모든 게

금세 불타올라 시드는 장작불처럼

영원히 불타오르는 마음도

한순간이 되더라


그리고

떠나는 마음은

기다리는 마음 앞에서는 한순간이 되고

머무는 마음은

떠나는 마음 앞에서도 한순간이 되며

이 모두 것은

그리움에 순간에 물거품이 되어가더라


한 순간에 가졌던 마음도

한 순간에 지녔던 마음도

한 순간에 머물던 마음도

한순간에 떠오른 마음도

한순간에 지는 마음도


저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보다도 못하고

저 하늘에

빛나는 별들보다도 못하니

저 창공 위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새들처럼 

모두 부질없이 떠나는

덧없는 마음이 되어가더라


영원한 마음이 없듯이

영원도 한순간이 되어가듯이

한마음도 한순간이 되어가더라


2020.5.1 치악산 금대리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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