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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11. 2020

이름 없는 꽃

- 이름 있는 꽃

이름 없는 꽃

- 이름 있는 꽃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러고 보면

이름 없는 꽃의 사연을 들어봐야겠어요


이름 있는 꽃들에게

사연이 많아서 들어볼 기회가 없었어


개나리, 희망

라일락, 젊은 날의 회상

아네모네, 배신

배롱나무, 부귀

장미, 열렬한 사랑

해바라기, 기다림

달맞이 꽃, 소원

아카시아, 비밀스러 사랑

목화, 우수


아~

수없이 많은 꽃들의 이름을

다 부르지도 못하고

셀 수가 없이 많아요

....


~ 이제

그만 불러주세요

제겐 혼돈이 와요

혼란도 온답니다


전 그저

단순한 마음이

복잡한 마음이 아니었으면 바래요


그래서 차라리

태어나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이름 없는 꽃이 그대였으면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대여

이름 없는 꽃들은

사연이 없기 때문이에요


자~ 그럼

우리 이제 만나기로 해요

우리 다시 사랑하기로 해요

우리 영원히 헤어지지 말아요


아~ 잊은 게 있군요

실은 저 사연 있는 남자예요

그대는 첫눈 나리며 쌓여가는

하얀 목화 섬과 같아요


이제껏 솜털 같은 구름 위를

내가 함께 걸어갈 자신이 없었어

이제는 달라졌어요


왜냐고요

영원한 사랑도 없듯이

영원한 이별이 없듯이

영원한 사연도 없어서랍니다


그대여

더 이상 묻지 않아도

괜찮다는 


그럼 이것 하나만은 약속해줘요

어떠한 환경이 찾아와도

그대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는 현실을

꼭 기억해주기로 해요

그럼 난

그대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태양이 더 이상

그대 곁에 머물지 않더라도

빛이 바래어 더 이상 빛나지 않더라도

태양이 식어가는 그날까지

나 그대와 영원히 함께 걸어갈 거예요


2020,5.11. 청계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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