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려니

- 마음을 빼앗겨도 슬퍼하지 말아요

by 갈대의 철학

그러려니

- 마음을 빼앗겨도 슬퍼하지 말아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살아가는데 불편한 게 있다면

그러려니 하렵니다


봄에 새싹이 돋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하면

나는 이를

나의 섭리라 여기렵니다


여름에 소낙비 맞으며

따갑게 아파오면

내 안에 나쁜 마음을 비우라는

신의 섭리라

또한 여기렵니다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슬퍼하려 함은


아직도 나의 마음에

철들지 못한

어린 광대의 몸짓에


당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에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이

곧 미련의 마음이라 여기렵니다


겨울에 흰 눈이

하얗게 온 세상을 덮어오는 것도

자연의 섭리라고 말하면


그 마음을 감추려 함은

더 이상에

이듬해 다가올 봄햇살에 겨워해도

들켜버리고 싶지 않은

나의 마지막의 자존감을

지키려 함일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의 순리에

또 역행이 오더라도

언제까지 그 마음을 변하지 않게

따라가는 것이라고


진정 그대를 위한

나의

마지막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라면


그때는 그대가 나의 마음에

그러려니 하시나요 라고

진정으로 물어봐 주시기 바라요


2020.6.17 만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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