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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10. 2020

당신은 내가 떠나면 울어줄 용기가 있나요

- 당신은 내가 떠나오면 마중 나올 수 있나요

당신은 내가 떠나면 울어줄 용기가 있나요

- 당신은 내가 떠나오면 마중 나올 수 있나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어느 여름날이면

너무 뜨거워

땀에 흠뻑 적시어도

금세 당신의 눈물인지 알겠어요


아니

당신의 추억으로 

회상할 거라 기억해줘요


그대

어느 여름날 소낙비가 내리고

이 비를 맞으

나를 마중할 채비에

발걸음을 옮길 용기가 있나요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에

그대 떠나가는 마음이

빗소리에 치어

떠날 때면 아파하는

그대가 남긴 발자국 소리가 들려와


바람 불 세차게 내린 비바람에

내님 못 가게

흐드러지게 피어난 그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아니

보고 싶지 않을 뿐이랍니다


정녕 그대 고운

정다운 발길을 걸어갈 수 있

하고 싶거


내리는 비에 꽃잎 떨구고

바람에 떨어진 꽃잎 흩날리면 


저 멀리서 비를 맞고 걸어오는

그대 릿결에 수놓은 꽃잎들 


어쩌면

흩트려지지 않는 그대 모습을

원했었는지도 몰라요


여기 이 자리에  기를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는 나를

마중나올모르는 그대이기에


오늘도 내리는 빗줄기를

우산 없이 먼산 바라보듯

하늘을 맥없이 올려다보는 습관이


늘 오늘이 어제와 같은 것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오늘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대 마음에 내 마음이 

아직도 꽃피울 수 있는

사랑의 여력이 남아있어서입니다


2020.7.9 청계천 &조계사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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