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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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2020.8.6 청계천에서

사진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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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사진을 잘 찍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순간의 찰나에
순간의 마음이 동요되어서 그래요

사진은 내 눈과 같아요
보이는 대로 찍게 되는데
그 순간 셔터에 얹혀 놓은 손가락

셔터가 눌러지는 것은
제 마음에 그 순간을 놓치면
안 되는 상황이에요

사진이 이쁘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은

그대의 눈이
이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그래요

그대 마음이 슬프면
사진도 슬프게 나오고

그대 마음이 기쁘면
사진 또한 기쁘게 나와요

그거 알아요
어 ~
사진이 왜 이렇게 나오지

어떠한 환경에서도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그것을 찍는 그대 마음이
진실되면 진실되게 나오고
거짓되면 사진은 거짓으로 나와요

사진은 기술도 노하우도 아니랍니다
주변과 동화가 되어서
주변과 융화가 되어서
내가 곧 사진이라서 눈이라서 그래요

그러면
그대의 눈과 사진은
더욱 빛나는 거예요

당신이 아름답고
사진이 잘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당신은 주연이지만
조연 없이는

어떠한 빛도 발할 수 없는 거와
같은 이치입니다

당연히
내가 거기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곳에 당신이 서있어서 그렇습니다

사진 찍는 것은 조화가 필요합니다


그 조화로움에는
네박자가 맞아야 해요

그러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진이 나옵니다




피사체를 바라보는
그대의 눈과

순간을 놓치지 않는
셔터 누르는 손

주연 뒤에 따라오는 조연들의 조화
그리고

렌즈에 머무는 그대 마음의 여백

2020.7.26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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