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품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

- 너의 날개(설악 공룡능선 종주길에서)

by 갈대의 철학

너를 품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

- 너의 날개(설악 공룡능선 종주길에서)


시. 갈대의 철학


아름다움을 뒤로 남겨둔 채로

떠나온다는 것은

슬픔을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 이거니와


설악에 단풍이 내려오고

나는 가을 단풍을 맞이하러 떠나왔다


비단, 단풍만을 핑계로 삼아

너를 만나러 떠나온 것만은 아니지만

가야 할 의무도 없거니와

내 발걸음이

네 발자취의 그때의 향취를 느끼고 싶었을 뿐이다


너의 의미


난 그 의미에 무게를 두지를 않을 것이요

너의 양 날개가 나로 인해 그 마음의 무게로

더 이상 날지 못하는 것에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요


나의 의미에 날개를 달으려 떠나왔다는 것에

너의 의미를 되찾고 싶을 뿐인지도 모릅니다


그동안에 한쪽 날개를 펴지 못해

잃어버린 너의 세계를 찾기 위해서도

날지 못해 뛰는 연습만 해온 내가

그 해 익히 어느 언덕 너머에 있는 바닷가 언덕 위에

내 몸을 던졌었지


그게 나였었는지 아닌 너였었는지

밤하늘의 떠있는 그들만이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운 설악 아

설악에 가을이 오면은

겨울 첫눈 채비 서두르느라

설악의 단풍은 아직 설익지 않은 네 마음을 닮았다는구나


보일란 듯이 보일 듯이 하는

너의 여백 된 내 마음을 감추고

어둠에 갇혀도 랜턴 속에 희미한 듯한 갇힌 듯이 말듯이 하는

너의 붉게 물든 모습에 반하였구나


떠오르는 햇살이 비추기 전에

감정을 담을 수 없는 것이

너의 앳된 모습이 늘 안쓰러워하기보다는

아직도 준비가 덜된 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어서 그랬더구나


너의 빨갛게 물든 마음이야

나의 마음속에 들어온다고 하지만은

나의 마음이 이미 네 곁을 떠나갈까
염려되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친히 내가 너를 놓아두기 위함 일지도 모르는구나


다시 찾은 너의 마음 앞에 예전 된 네 마음인지

아니면 애써 지우려는 마음의 갈피를 못 잡았던

마음이었던 것인지는


분명 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너를 찾아오는 이 길을 두고 밤새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구나


그 한마음을 설악 공룡 성에 남겨두고

또 다른 마음을 떠나왔던 마음에

남겨두는 마음이야

기나긴 동지섣달 밤을 지새우는 그 님의 마음일까 마는


하나는 달빛에 그을린 네 마음에 물어보았고

하나는 랜턴에 비친 내 마음 찾을세라 또 비춰보았더구나


수줍은 듯한 너의 실루엣 된 모습이

간간히 내비쳐지지만

동안 말이 없던 네 모습을 그저 만져주지 못하고

미련스럽게 떠나온 것이 한이 서려지 않을까도구나


달빛에 비친 내 마음과

빛에 숨겨놓은 너의 마음이 서로 시샘 하 듯이 하는 그들로 인해

설 곳을 잃을까 또 두려운 마음도 앞서 만은


그렇게 설악의 시작된 마음이야

떠났을 때의 마음을 비우고 온 것만도 아니요

도착했을 때의 마음 또한 채우는 것도 아니었다네


언저리 석양에 해지는 마음이

일출과 같은 마음이겠소만


너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마음에서부터

설레는 마음까지 주체할 수가 없었다는구나


내 마음속에 오랜 갈망되어온 여정길이

설악 된 마음이다 보니


이곳에 올라서면

너는 공룡의 한쪽 날개요


이곳에 다가서면

나는 너의 날개가 된다


바람이 불어주니 구름은 공룡 성을 떠나갔고

구름 떠나간 곳이 네가 머물 자리이었지만


너를 품으러 그리 새벽을 일찍 떠나왔건만

그날의 날씨를 예고한 듯한

어두운 밤하늘에 짙게 드리워진 네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의 마음은 천근석이 되었었지


마치 예전에 검은색 도화지 위에 그려진

흰색 물감 위에 채색된 네 모습에서 웃음을 찾고

네 모습을 바라볼때면 떠나는 가로등 곁을 지날 때

씁쓸한 네 뒤안길 보여줄 듯이 하였지만


노트 위에 그려진 일기장수놓은 너의 마음처럼

밤하늘 별빛 사이 은하수 길에 나의 갈길을 그려주었었지


그 길 따라 공룡의 험준한 대의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너의 빛이 곧 나의 빛이더라


이 밤의 새벽녘을 지키는 밤의 수호신들

그들이 있어 설악의 공룡 성에 그 님을 지킬 수 있었으니

공룡들이 이 밤에 휴식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

나의 가야 할 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새벽녘을 지켜온 반달과 그 아래

오리온 성을 지키는 설악이 머무는 곳이

가는 내내 어둠 속의 불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주고


밤의 고요한 세상에 떠나는 것은

떠나는 자만이 느끼며 영위할 수 있는

그들과 자유로운 영혼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그들만이 안겨줄 수 있는 특권으로 자리매김 잡았지만


공룡능선길 가는 길에 마음도 두 갈래이더라


하나는 천불동의 만불상을 옆에 끼고

구비구비 도는 너의 마음이 그 길이며


하나는 구름과 안개와 그리고 운무의 파도가 늘 휩싸이며 나의 갈길을 헤매게 만들며


너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라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길을 꼭 나서야 하는 것은

그곳엔 가면 언제나 네 마음을 열어주지 않고

굳게 닫혀있는 네 마음을 얻는 것이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바람의 나라에 드나드는 관문인 마등령을 지나

공룡 성의 수문장인 나한봉만이 그 길을 열어 주고


길은 막을 수야만은

떠나온 물줄기는 이미 갈 곳을 정해놓고 가는 것이 인지상정도 아니라지만

한번 떠나온 물이 그리 쉽게 머물 수야 없지 않겠느냐


막혀있는 물길은 너의 마음이겠다지만

그것이 내가 여기로 떠나온 이유가 되지 않을까도 싶더구나


물의 흐름과 방향은 바꿀 수야 없다지만

나의 발길과 떠나왔던 마음이 있기에

그 물길 따라 너를 맞이하려 온 것으로

대신 위안을 삼으려 하련다


공룡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공룡의 큰 양 날개로


큰 산에 가면 큰 가방을 가지고 가야 하고

작은 산에 가면 작은 마음을 지녀야 하며

산에 가 음을 가져야 하며

작은 산에 가면 작은 가방을 가지고 가야 한다


공룡 성을 지키는 신의 논의를 풀 수 있다


천불동에 구르는 돌들도 하나 같이

그 모양새와 생김새가 다르며


깎아지른 천불동에 만 불상의 마음이

곧 변함없는 네 마음이었더라


9/24일 무박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