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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30. 2020

가을이 익어간다

- 홍시가 여문다

가을이 익어간다

- 홍시가 여문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어릴 적 어두운 밤하늘

감나무 홍시  따다

담벼락 기왓장에 올라선

 마음이 있었네


키 작은 작은 손에

커다란 지게 작대기 하나


툭 툭 툭


앗 따가


밤송이 떨어져

동무들 머리 고슴도치 되고


이번에 성공할 거라


투투 툭


아이고 머리야


이번에 커다란 알밤 떨어져

동무들 머리 도깨비 뿔나고


야~

작대기 제대로 따 봐


다음엔 성공할 거라


옆 가지 투투 투 툭


떨어진 소리에


아이고 차가워


너 배앓이했니


아니다 아니야

그거 맞아


제대로 따 봐


하나

다섯.....


다섯 동무들 얼굴에

하나둘씩 배앓이 떨어지네


야 그거 맞아

달달하다 달달해


제대로 한번 따 봐


알았어

투투 투투 투투 투...


밤하늘 홍시 따다

동무들 마음이 홍시 되었네


야야 그쪽 옆에 걸린

하얀 달무리

그 달빛을 캐어 볼래


어느새 구름 몰고 와

밤하늘 올려다보는 어린 달빛에

고양이 울음소리만

님 부는 소리라 부르네 


2020.9.30.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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