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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an 04. 2021

동심 2

- 빙상 위의 마음

동심 2

- 빙상 위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야호 신난다

겨울이다


이리 걸어도 한 세상에

저리 걸어도 한 세상에

엉거주춤 미끄러움에

우리 인생 갈지자 되네


이리 흥 저리 흥

팽이는 쓰러져도 서있는데


우리네 인생은 빙상 위의 마음

술 취한 마냥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저절로 춤추며 꽈당 엉덩방아 찧네


이리 미끌 저리 미끌

미끄럼틀은 혼자서도

주르륵주르륵 잘도 내려오는데


얼음 위 썰매는

앞에서 끌어주는 는 마부

얼음마차 타고

얼음 속 궁전의 나라에서 떠나온

겨울왕국의 공주


영차 영차 어기영차

어기 영차 어기 영차


네가 밀리면 내가 당겨지고

우리가 당기면 우르르

밀려오고 밀려가는

줄달리 기는 신의 저울이 되고


얼음 썰매에 매달려 끌려가는

우리네 마음은

동아줄 밧줄에 걸린 해를 따러 가


누가 누가 더 잘 치나

누가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얼음 위에 노니는 악동의 신사

얼음 밑에 노니는 물고기는

팽이가 구르는 소리에 놀라 달아나고


채찍질 한 여울살 

쉼 없이 지구의 자전축과 만나는

잘도 돌아가네 돌아가네

팽이 인생은 나의 인생이 되어가네


2021.1.4 둔치 동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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