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비가 전해주는 향기
가을이 주는 향기
- 가을비가 전해주는 향기
시. 갈대의 철학
향기 없는 꽃이 어디 있게 소만
그대 내게 있어 좋은 향기만 전해주소
마구 마구 퍼붓는 여름 소낙비라도 좋소
여름 내내 홑이불 걸치듯이 하여도
매 맞듯이 아프지가 않았소이다
가을비 촉촉이 젖 셔져 내려오는
가을비 한 두 방울에
왜 이리 마음이 아플까 생각을 하니 말이오
그냥
가을바람 타고 오는 가을비에
내 온몸을 적셔보면 덜 아프겠지 생각을 했소
그날
한 두 방울에 젖어버린
네 머릿결 사이로 뿜어져 오는 향기에
내 마음을 송두리째 뺏앗겼잖소
젖어버린 몸과 마음을 함께 나누었던 그 카페에
너의 입김과
너의 커피와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닥불처럼 은은하게
활활 타올라 올라오는 향기에 취해
우리는 하나가 되었지 않았소
예전에
작은 가랑비에도 함께 쓰던 우산이
지금의 옛날은 모두 온 데 간데 어디 갔으매
쓸쓸히 긴 여운에 빈 우산을 바라보는 마음이
이 가을을 더 빨리 가라고 재촉하고 씁쓸해져 가니 말이오
이 가을바람 타고 오는 가을비가
지금은
가을비 내리기 전에 우중충한 하늘 바라보며
멍하니 먼산 바라보듯이 올려다보지만
옛길만이 남아있는 그 길가 호수 옆을
말없이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는 것이
예전에 늘 함께 거닐던 그 벤치의 길이 다가올까
지금도 심장이 쿵 꽝 거리며 뛰고 있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