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왜 태양을 바라보는 것일까

- 꽃은 왜 한 햇살을 기다리는 것일까

by 갈대의 철학

꽃은 왜 태양을 바라보는 것일까

- 꽃은 왜 한 햇살을 기다리는 것일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햇살이 없는

그늘진 곳으로 가지 말아요.

그대


그곳은 무간지옥


구름 사이로

한 햇살에 의지도 못한 채

힘겨운 나머지

그들은 그만

이성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곳에는


피어날 꽃들과

피어난 꽃들과

시들어가는 꽃들과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과

비에 젖어 고개 숙인 꽃들과

낙화되는 꽃들과

아직도 피어나지 않은 꽃들에서


저마다 비명을 일삼고

꽃들이 저마다 아우성치며

서로서로가 뒤엉켜

시샘과 교태의 몸부림을 치는

아수라의 밤이 되어갑니다


꽃은 햇살이 비춰주기를

구름 속에 감춘

저 한 햇살을 미워할 수 없어

마냥 기다리고


그래도

실낙 같은 태양의 기운 아래

한 햇살의 그리움을

달래어 살가워합니다


그런가 봐요


있을 때는 의당시 하던 마음이

그 자리에 늘 있는 듯이

하던 마음도


잠시

기웃거리게 하는 마음이

되어간다는 사실을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없던

한 햇살이 나타나면


필요 없던 제 마음도

바람에 구름 싣고 떠가는

하얀 마음이 되어간다는 것을요


태양보다 더 뜨겁고

용의 불기둥 보다 더 뜨거우며

용암보다 더 뜨겁게 녹아 내려가는

마음이 되어간다는

지극히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요.

그대


다시 되살아나

떠나가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현실의 부정보다는

긍정의 부정일 거예요


태양을 바라보는

그대의 마음이

한 햇살을 애써 기다리는 마음 또한


나의 마음과

어쩌면 한 길을 같이 걸어가고

한 곳을 늘 같이 바라보는

구름과 같은 마음에서 비롯되었을지요

2021.3.28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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