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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03. 2021

구학산

- 날아오르지 못한 날개

구학산

- 날아오르지 못한 날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옛날 옛적

아주 오래전에

구학산에 아홉 마리 학이 살았네


그중에 여덟 마리는

선녀가 되어 날아올랐고


아주 작은 학 한 마리

연약한 날개를 펴지 못한 학 한 마리

떠나지 못한 슬픔을 안고 살아왔네


구학산 어느 산자락에

구름 햇살 드리운 채

날아오른 작은 새 한 마리


그날 펴지 못한 날개가

퍼드덕 퍼드덕

힘차게 날갯짓을 하였네


떠나온 님

그림자 밟고 날아오른 자리


남아있는 한쪽 마음은

늘 시린 마음을

홀로 남겨두고서 홀연히

떠나가버렸네


거북바위

2021.5.2 구학산 둘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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