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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3. 2021

작은 연못을 내겠소

- 내 작은 길을 내겠소

작은 연못을 내겠소

- 내 작은 길을 내겠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내 청춘이 다하면

나는 낙향하여 청빈의 마음을 두고

밤하늘 별빛이 떨어지는

하늘의 지붕인 그곳에 내려가 살리라


손수 작은 연못을 만들어

가재, 송사리, 물방개, 버들치, 모래무지, 미꾸라지, 쉬리, 메기....


그리고 못다 부를 이름의 고기들과

개구리 껑충껑충 뛰놀아

더위 식히며 물속에 풍덩하고


햇살 곱게 드리워진 앞마당  원두막에서

시원하게 수박을 썰어 배불리 먹고

지나는 바람이 나를 깨우고 간지럽혀도

나는 그것이 그대 품속 인양 비비대며


한 여름철 내리는 소낙비에

마냥 꿈속을 헤맨 듯

곤히 잠을 청한 나를 깨우는 비가

바로 그대였으면 더 바랄게 없다오



2021.4.16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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