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면 사라지리
- 마음의 창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떠오른다 떠오른다 태양이여
너는 일 년 열두 달을
매일 같은 길을 오고 가고
치악을 넘나드는데
네 앞에 창을 내었으니
그나마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범주에 들었다 하니 다행스럽구나
먹구름 흐린 날이 오는 날이면
미리 떠오르다 솟구치며
가라앉지 못하는
식지 않은 열정이 아직도 남아있다니
네 안에 욕정을 거둬갈 수 있도록
나의 창에 햇살이 비추지 않게
커튼을 드리우게 해 다오
그리하면 나는
내 마음의 창을 닫을 수 있으니
차라리 네 안부를 묻지 않는
유일한 통로이자
길이 되고픈 마음의 창이 되어가더구나
2021.4.18 동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