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백산
버스 정류장에 핀 민들레
- 소백산
시. 갈대의 철학
고독을 멀리하고
찬연히 새벽을 머리에 이고 피었구나
지나가는 이 누구에게나 다 줄 수는 없어도
언제나 해지는 녁을 바라다 볼 수 있다는
밝은 미소를 머금은 너
행여 잠시라도 누군가의 어지러움에도
금세 밟힐까 하는 염려도 없이
작은 숨소리라도 있으면
네가 살아있다는 영혼을 불어줄 수가 있는데
작은 열정이라도 느낄 수 있으면
아직 까지 못다 한 사랑을 다 줄 수 있는데
작은 미소라도 건네주면
지나온 날의 슬픈 추억들과 함께 나눠줄 수 있는데
작은 희망의 불씨를 피울 수만 있었도
너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고귀한지를
세상의 이치를 터득할 수 있는데
민들레야
사랑을 갈구하는 노란 민들레야
사랑을 잃어 보았으면,
너에게 못다 준 사랑의 의미와 퇴색됨을
이 가을 들녘에 핀 단풍들에 물들일 수 있으려 마
민들레야 하얀 민들레야
어느 길 잃어 외딴섬에 날아든
노란 나비의 날갯짓에 몰래 감춰진 네 얼굴을 숨기어라
그곳엔 이제는 사랑도 떠나고
그곳엔 이미 변해버려 남아있는 것은
어린 아기 염소가 내 곁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의 이유로 남는다.
불어오는 실바람에 저 흘러가는 구름 벗 삼아
내 몸을 실어 떠날 수 만 있어도
내게 남아있는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너는
아직도 이슬을 머금은 채 한 방울의 생명력으로
지금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홀씨 되어 떠나가는 이유였을까
2015.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