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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n 04. 2021

우리 술 한잔 해요

- 한잔의 마음

우리 술 한잔 해요

- 한잔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월화수목금토일



그대

이번 주

술 한 잔 어때요


일요일은

그대가 한 잔 사주면 어떨까요


그날은

내일의 억지 춘향이가

이슬의 형장으로

끌려가는 날이라서요


그대

토요일은

제가 두 잔  쏠게요


기나긴

목마름의 끝에 매달린

갈증에 해갈의 시간이

되어가는 날이에요


곧 그대를 만나

행복이

기다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대

금요일 밤은 어때요


불타는 밤이 아니어도

장미의 마음을

그대에게 선사하고 싶어요


그날에 우리

불타는 청춘으로 되돌아가요

청춘이 시들지 않는

불꽃이 되어

활 활 타오르게요


목요일은 목석이 되어가는 날

장작을 패어 땔감을 재워 놓아  

그댈 위해

다음날을 준비하는 날이에요


애석한 마음

울적한 마음 달래려

내일의 희망으로 한잔하고 싶어요


수요일엔

빨간 장미보다는

영원히 꽃피고 시들지 않는

그대 나만의 당신

나만의 그대를 위해

마음이 불탈 수 있게

화주를 함께 마셔요


그대여

화요일에 우리 못 만날 것 같은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서 술 한잔 하기로 해요


사랑은 가고

남는 것이 추억이 라지만

우리의 술 한잔에 그리움을 달래요


뒤로 한잔은 출발을 위해서

앞으로 넉 잔은 도착을 위해서

남은 한 잔은 채워지지 않는

그댈 기다리는 빈자리의 날을 위해서

아쉬움에 한잔을 마셔요


따라올 것인지 말 것인지

따라갈 것인지 말 것인지

언제나 선택은 그대의 몫


아 그러고 보니

월요일은

이래나 저래나 매 한 가지

한 잔 술에

일주일이 급행열차가 되어가네요


2021.6.4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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