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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10. 2017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그래도 꿋꿋이 가라 타인의 인생일지라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그래도 꿋꿋이 가라 타인의 인생일지라도


                                                           시. 갈대의 철학

우리네 인생은

내 갈길에 네가 가고

네 갈길에 내가 가고 있어

그래서 갈지자 인생이라고 부르지


술에 취한 듯이 아니 취한 듯이 하면서 말이야


문득 떠오르는 사념 앞에

실은 타인의 인생이 살아서 붙어 다니고


내 마음대로

내 갈길대로

내 발걸음대로

내 자동차로

내 두 손으로 운전을 한다지만


나의 규칙을 지키고 내 차로로 주행을 하는 것은

허허벌판 한가운데 뜨거운 사막 모래폭풍이 불어와

나 홀로 있을 때 가능한 일일 거야


인생의 역경은 어디든 끼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말이지


우리는 그 누군가의 인생에

직접 간접적으로 사소한 마찰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에 살아가고


그러한 삶들을 등한시할 때에는

심오한 자가당착이나 모순에 빠져

헤어날 줄을 모르고 지내기도 하고


마치 한쪽 발을 늪에 담가보지만

남는 것은 다른 발과 끝에는 두 양팔까지

허우적 거림에 더 깊숙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가만히 있는데 시비야


다른 차가 내 갈길에 끼어들어 방해를 하는구나


나의 운전 자랑 마라 한다마는

제 아무리 기고 나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을 알 수 없듯 하니


운전을 잘하고 못하는 것에 자랑을 하지 마라

네 아무리 방어운전을 잘 한다 하여도

교통사고에 100% 과실이 없듯이 말이야


인생길을 그리 쉽게 나 두지 않는 게 세상살이


우리네 인생이 마치

나의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절로 남 아닌 다른 시람의 인생에 관여하며 고춧가루 뿌리며 발을 걸고 시비 걸며


이유 없이 무방비 상태와 방어능력의 상실에서 살아가고 셋방살이하듯이 끼어들고 싶어 하니 어쩌란 말이야


마치 뻐꾸기가 다른 둥지를 틀어 알을 품고 낳듯이

우리네 인생사는 뻐꾸기 어미새처럼 살아가고 있는 줄을 모르고 살아갈지 몰라


그것이 나의 삶

타인의 인생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처럼


기차가 마치 레일 위의 두 길로 가고 있는 것 같지만

멀어져 가면 한 길로 가는 거와 같이


우리네 인생이 저 멀어져 가는

기차와 한치의 오역에 아니 부딪힐 수 없는 것처럼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이 아니로세


마치 인간이 먹이사슬이 아닌

업보의 사슬로 엮어있는 것처럼


가만히 있는데 시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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