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랑
- 고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또랑 또랑 또랑 길은
우리 엄니 바느질 길
이리저리 삐뚤 삐뚤 거려도
언제나 수놓은 길은
곧고 바른 길
꼬랑 꼬랑 꼬랑길은
아버지 인생길
이리 비틀 저리 비틀거려도
자식새끼 마누라 집은
어김없이 해를 넘기지 않고
들어오는 아리랑 길
고랑 고랑 고랑길은
내가 걸어오고 걸어가야 할 길
잘도 굴러 굴러 떠내려 가다
길 모퉁이 모난돌에 걸려
넘어 질듯 말 듯 하는
오뚝이 길
한 번 부딪히고
두 번 부딪히고
세 번 부딪혀와도
세월에 이리저리
갈팡질팡 깎이어 가는
내 모난 마음이
굴레 되어가는 길
뱀처럼 굽이굽이 흘러가
또랑 또랑 또랑 길은
우리 엄니 물레방아 돌고 돌아
물동이 이고 지는 똬리 길
꼬랑 꼬랑 꼬랑 길은
우리 아부지 꼬리 물고
참새 새끼 꼬리 물고 떠나온 길
뒤에서 밀어주지 않아도
저절로 가는 찰거머리 기찻길
2021.6.22 소낙비 내리는 둔치에서